매일신문

{파행정국} 소모전 언제까지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현정국의 불안을 자초케한 책임소재에대한 시시비비를 떠나 과연 현 정치권이 국정을 담당할 능력이 있는가 하는심각한 회의를 불러일으키게 하고 있다.28일 또 한차례 임시국회회기를 연장하면서 파국은 극적으로 모면하게 되었지만 끝없는 감정대립으로 여야는 서로에 대한 감정이 악화될 대로 악화돼 29일 총리임명동의안과 국정조사계획서 작성에 합의한다해도 여야대치정국은장기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이번 정국파행의 책임은 여야 모두에게 있다. 상무대국정조사 문제만놓고 보더라도 도대체 원칙이 없다. 여당은 상무대사건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에 대해 당초 {무책임한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더니 진상규명에 대한여론이 빗발치자 마지못해 국정조사에 임했다.

수표추적도 법률적인 사유를 들어 완강히 거부하다가 결국은 야당의 요구를수용했다. 더군다나 이회창총리의 경질도 문제인데다 여기에 물러가는 사람의 뒤통수에 대고 소위 민자당지도부가 내뱉은 말들은 국민들로 하여금 집권당 인사들의 자질을 의심케했다.

이같은 사유들이 민주당을 초강경으로 내몰게한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키위해 국정을 볼모로하는 지나칠 정도의 당략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협상원칙도 없다.

당초 수표추적만 받아들인다면 증인선정에 있어서는 양보할수 있다는 입장을밝혔다. 전현직대통령을 제외할수 있다고 발표했다가 막판에는 절대 양보할수 없다고 버팀으로써 결국은 28일 국회를 파행으로 몰았다.총리임명안 처리에 대한 실력저지 공언도 이전총리의 경질에 따른 국민들의충격을 감안할때 25일 하루쯤은 국민정서를 감안, 그래도 수용할수 있었다.그러나 조자룡 헌칼쓰듯하는 민주당의 위력시위는 야당정치력의 한계만 드러냈을뿐 그나마 쥐고있던 명분상의 우위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여기에 민주당의 완강한 입장이 민주당지도부내의 선명성경쟁이나 알력으로인한 지극히 감정적 비논리적인 것으로 지도부 개개인의 의사와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었다는데서 더더욱 국사를 논할 자질을 민주당이 갖추고 있는가하는의문을 떨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현정국의 수습여부와는별개로 향후 당내부적으로 심각한 계파갈등에 휩싸일것으로 관측된다.민자당도 이러한 점을 감안, 정국파행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는 대대적인홍보작업과 함께 광범위한 시국수습방안 마련에 적극 나설것으로 보인다.또한 내부적으로도 이번 사태의 악화에 따른 책임소재 규명이 제기될 조짐이다.

헝클어지고 상처투성이 뿐인 현정국을 수습하는데 여야가 발벗고 나설것으로보이나 이미 엎질러진 물. 극적인 수습방안이 모색되지 않는한 현정치권의추락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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