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찜한 나날 8일. 총리로 내정되었으나 자신에 대한 국회인준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애간장을 태우던 이영덕총리내정자가 29일 마침내 웃었다. '총리내정자'란 어중간한 위치로 그동안 부총리겸통일원장관직도 총리직도 적극 수행하지 못하고 자신의 집무실에 그간 칩거하다시피했던 그가 이같은 꼬리표를 떼고 30일 제27대 국무총리로 정식 취임한 것이다.이신임총리는 29일 오후 6시50분쯤 서대문구 대신동 자택에 도착하자마자 이흥주총리비서실장으로부터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이제나저제나 '통과'되려나 마음졸이며 기다리던 그에게 당연 낭보였다.
미리와 있던 친지들로부터 "축하한다"는 덕담이 쏟아졌다. 부인 정확실여사(64.이대교육학과 교수)도 밝은 웃음으로 방문객들을 맞았다.이총리는 이날 저녁 임명동의안처리소식을 접한뒤 자택에서 자신이 주안점을두고 추진해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회창전총리경질파동과 상무대정치자금의혹사건과 맞물려 진통을 겪었던 국회인준과정과 현 정국을 인식한데 따른듯했다.
그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개혁을 추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적이 같은만큼 화합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같은 맥락에서민자당과 국무총리, 그리고 청와대비서실이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관련, "앞으로는 당정간 협의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여론수렴에 의한 행정을 강조하고 "총리와 청와대비서실도 상호보완적으로 서로의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피력했다. 28일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과의 점심에서 어느정도 사전조율이 있은듯한 느낌이 들었다.이총리는 또 통일부총리인선과 관련해선 "후임부총리는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아울러 북한핵문제를 다룰수 있는 국제감각이 겸비된 분이 될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이홍구평통수석부의장이임명된데 대해 "참 좋은 분"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이총리가 그동안 관련보고서류는 모두 검토한것 같았다"며 "세간에 알려져 있는것 처럼 연성총리로 만족할분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늦둥이'지만 잘해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표현한것 같았다. 이총리 스스로도개인적으로는 취임식이 지연된 것이 오히려 잘된 일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있는것 같다고 전했다. 사전 오리엔테이션의 혜택을 누렸다는 생각인듯하다는 설명이다. 어쨌든 이회창전총리의 그림자가 상당히 깊은 총리직을 이신임총리가 어떻게 수행해 나갈지 자못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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