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안에 자식일 뿐이라거나 혼자 자식을 키운 태가 난다고 한탄을 하시곤하는 어머니에겐 나 역시도 별로 위로가 안되는 입장이었다. 우리 형제들이어머니 뜻대로 공부 잘 해서 원하는 대학에 척척 입학하던 때와 너무나 달라져 버린 것이다. 이런 형편이 되고 보니 어머니는 자꾸 무력해져 갔다.오늘처럼 어쩌다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셨지만 처음부터 썩은 속이 아니라서인지 끝을 보지 못하고 마시기 일쑤였다. 혼자 방안에 가만히 드러 누워 속을 끓이시면서도 자식들에게 구체적으로 선을 보라거나 취직하라거나하는 강요조차 하지 않으셨다.경제적인 문제도 미수가 취직한 후부터는 나와 미수가 함께 해결하였다.오래 살았던 중심가의 주택을 팔고 얼마전 아파트로 이사를 한 것도 미수가생각한 것이었다. 집터가 워낙에 좋아서 서른 다섯평 아파트를 하나 사고도작은 서민 아파트를 한채 더 사서 전세를 놓을 수 있었는데 그 모든 일들을미수가 처리 하였다. 어머니는 등기며 각종 세금을 내는 일, 전세를 놓고새 집을 알아보는 모든 문제에 대해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으셨다.아니, 못하셨다.
그런 유약한 어머니로선 우리들이 순탄치 못하게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내상(내상)을 입지 않을 수 없을 것이었다. 어머니는 교회를 나가시면서 그치명적인 내상을 달래려고 하셨다.
언제나 성경을 옆에 두고 새벽 기도며 각종 교회의 모임에 열심이셨고 준수의 신학 대학교 입학조차 신의 뜻으로 여기셨다. 우린 그런 어머니를 멀거니바라만 볼 뿐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독실한 믿음을 가지고 계시는 것과는아무런 상관없이 갑자기 부쩍 늙어 보이셨다. 사소한 일에도 지레 겁을 내셨고 턱없이 무기력하게 되셨다. 잠이 들면 자주 가위에 눌리시기도 했고간혹은 형편없이 혈압이 떨어지시기도 했다. 나는 그런 어머니가 걱정스럽기만 했다. 손주를 품에 빨리 안겨 드리지 못하는 우리들이 한결같이 어머니의 마음을 더 늙게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에 민망스럽기만 했다."언니, 나 나가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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