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연희단거리패 동아문화센터 공연

굿의 형식을 통해 삶과 죽음을 희화한 문제작 {오구-죽음의 형식}(이윤택 작,연출)이 20일부터 30일까지(오후5시 7시30분) 동아문화센터 비둘기홀에서열린다.동아문화센터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이기도 한 이 작품은 부산의 메소드 연극집단 연희단거리패가 90년 2월부터 공연을 시작해 부산, 서울, 제주, 울산등 국내는 물론 일본 동경연극제와 독일 에센연극제에 참가했고 올해 호주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초청공연이 예정돼 있을 정도로 화제를 뿌리며 {한국적인 것=세계적인 것}을 인식시켜준 역설적인 코미디물이다.또 이 작품은 그동안 수많은 공연을 거치면서 평론가들로부터 {심각한 죽음의 문제를 건강한 삶의 웃음의 문제로 희화해 극적 재미를 더한 서사적인 리얼리즘연극} 혹은 {해방이후 쓰여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문제작으로 한국연극의 발전적 위상을 제시한 연극}등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오구}란 별신굿과 함께 동해안 지역에서 이뤄지던 오구굿을 의미하는 것으로 살아남은 자를 위한 산오구굿과 굿의 형식으로는 보기드문 죽은 자를 위한오구굿이라는 양면성을 지녀 극의 내용을 알려주고 있다.

이번 작품도 굿의 진행에 따라 서막-죽음을 위한 형식(산자들의 연희)-죽음의 형식(몸거두기, 초상, 이승으로 끌어내려진 저승)-산자를 위하여(난장)등의 6개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꿈에서 저승사자를 만난 노모는 아들을 졸라 산오굿을 벌이는 데 굿이 한창 벌어질때 사망한다.

이어 굿판은 초상집으로 바뀌고 이 초상집은 화투판이 벌어지고 상속문제에 따른 형제간의 싸움이 되는 산자들의 난장판으로, 저승사자들이 들이닥치면서 다시 이승과 저승간의 만남의 장이 되기도 한다.

이 만남은 초상집에서의 온갖 유희로 표출되면서 노모는 살아있는 자의 눈물과 전송을 받으며 저승으로 떠나고 막을 내리게 된다.

이 작품은 {죽음 그 자체}를 무대에 올렸다는 점에서 파격적이고 충격적인시도일 뿐 아니라 작가 겸 연출가인 이윤택씨의 탁월한 능력에 힘입어 지역(부산) 극단이 서울에 진출, 대성공을 거둬 지역극단이 나아갈 길을 제시한 전형이 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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