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여년을 살아온 안동군 길안면 용계리의 거대한 은행나무는 새 터전위에서지칠줄 모르는 생명력을 이어나가고 있다.육영수여사 저격사건, 10.26등 국가의 변란이 있을 때마다 큰 울림을 나타내{신목} {덕목}으로도 불리는 이 은행나무는 높이 37m 둘레 14m 무게 1천2백여t의 거목으로 천연기념물 제175호로 지정돼 있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놓이자 16억원을 들여 지난해 2월 성공적으로 이식작업이 마무리된 이 은행나무는 1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아무 탈없는 상태.은행나무는 임하댐에 물이찰 경우 9M 가량 침수돼 위로 옮겨서 보존하는 작업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90년 11월 기초공사를 시작, 2년3개월만에 옮겨 심는데 성공했다.
예전 위치에서 성토작업을 거쳐 15m 위로 올라간 은행나무에는 줄기 사이사이로 물을 공급해주는 가느다란 파이프가 설치돼 있고 주위에 나무를 심어 방풍시설을 갖췄다.
보존작업 때문에 많이 잘리어 나간 가지에서 새로운 잎이 생겨나고 있으며엄청난 몸집을 지탱하기 위해 철골 구조물을 설치해 놓고 있다.성인 8-9명이 함께 팔을 뻗쳐야 둘레를 안을 수 있는 이 은행나무는 7백여년전 이 동네의 한 아낙네가 뿌린 씨가 자라나기 시작해 지금의 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임진왜란때에는 왜병의 추적에 쫓긴 의병 7명이 나무위에 피신, 몸을 피했고 선조때 훈련대장이던 탁순찬이 축대를 쌓는 등 나무가꾸기에 공을들였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 일제시대에는 이 지방 독립투사들이 은행나무를 상징하는 행정계를 조직,독립운동을 벌이기도 했는데 주민들은 명절때 나무밑에 모여 가정과 마을의평안을 비는 제사를 지내고 있다.
은행나무가 있는 곳은 포장도로가 있는 곳에서 4km 정도 비포장도로를 이용해 들어가야 할 만큼 교통이 불편하다. 그런데도 주말에는 은행나무를 보러5백명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안동시에 사는 윤병규씨(53)는 "옮겨진 은행나무가 잘 있는지 보러왔다"며"30m정도는 올라갔음직한데 어떻게 옮겼는지 신기하다"고 혀를 내둘렀다.은행나무 이식보존공사를 맡았던 (주)대지개발측은 6년 이내에 나뭇가지의고사율이 15%이상이면 공사대금을 안 받겠다고 계약했는데 현재 안동군청과함께 은행나무 관리를 맡고 있다.
안동군청에서는 이 은행나무 주위가 유원지화하면서 은행나무 훼손의 우려가있다고 판단, 은행나무 주위에 이중철망을 쳐 놓는등 대책마련에 신경쓰고있다. 군청 김영식농지계장(47)은 "문화재 관리측면에서 은행나무 보호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은행나무를 보러온 분들도 이 점에 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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