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에 노란색 셔츠를 입고 있던 이 어린이는 이천2동 파출소 직원에게 발견돼 영아보호시설인 남구봉덕동 대성원에 수용됐다. 청소년의 달에 시설아동등에 대한 현황과 대책을 살펴본다.*대부분 연고불명*
진호처럼 비정(비정)한 부모로부터 버림받는 어린이들이 줄지않고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4월까지 16개월간 버려진 어린이는 1백35명에 이른다. 사흘에 1명꼴로 기아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부모나 연고자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부모곁으로 다시돌아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극소수의 어린이만이 입양을 통해 양부모를 찾아가지만 대부분은 아동보호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다.
94년4월말 현재 대구시내 영아및 아동보호시설에 수용된 어린이는 모두 1천3백여명에 이른다.
지난 90년 1천7백여명과 비교하면 4년사이에 무려 4백여명이 줄어든 수치다.사회복지 전문가들은 모자가정 소년소녀가정 생활보호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으로 가난때문에 발생하던 기아가 점차 줄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그러나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로 버려지는 어린이는 계속 양산되고 있어 기아는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남아 있다.
*부모에 배신감만*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사실은 아동보육시설에 수용된 뒤에도 이들에게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더구나 이들은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성장기를 가정이 아닌 집단수용시설에서보내야 한다는 이중의 상처를 받고 있다.
대구시남구 호동원 보육사 오은주씨(37.여)는 "원생의 90%정도가 결손가정출신으로 이들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받을까봐 원생이란 사실을 숨기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며 "부모에게 배신당했다는 사실은 이들에게 지울수 없는상처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아동보육시설 어린이들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점은 학교친구들에게서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아동보육시설의 주거환경이나식사는 중산층못지않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또 다른 문제를 불러 일으킨다는 것이 아동보육시설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용돈이 모자라 친구들과 마음대로 어울릴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까워요.친구들과 함께 태권도학원에도 같이 다니고 싶은데..." 모 아동보육시설 원생김모군(11.국교4년)의 말이다.
*상대적 열등감이 문제*
그러나 정부의 아동보육시설에 대한 교육비지원은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다.아동보육시설 관계자들은 "정부의 지원금이 아직 보통가정과 비슷한 환경을마련해주고 이들이 상대적 열등감을 느끼지 않도록하는 수준에 크게 미치지못하고 있다"고 말하고있다.
대구시수성구 대구혜육원 림영호원장(62)은 "방과후에도 원생들을 학원에 보내고 친구를 초대하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가지면서 아동들의 상대적 열등감은많이 사라졌다"며 "충분한 교육비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임원장은 또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이 정상가정의 아동들과 똑 같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위로차원의 아동복지시설 방문활동은 오히려 아동들의 의존습성을 낳기 때문에 단순한 시혜성 방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동보육시설 수용아동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독립심과 적응력이 부족하다는점이다.
사회복지전문가들은 "통제속에서 대부분의 성장기를 보내기 때문에 사회에진출할 때 적응에 어려움을 겪게되고 장기간의 집단생활로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한 성격의 소유자가 되기 쉽다"고 말하고 있다.사회적응에 어려움
따라서 기아에 대한 정책이 시설보호에서 가정보호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사회복지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남아 있는 강한 혈통의식때문에 입양은 아직 활성화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미혼모를 사갈시하는 사회적분위기가 강해 당분간 기아현상은 계속될 것이고 이들은 가정이 아닌 아동보육시설에 수용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월성종합사회복지관 김종만관장(44)은 "이혼이나 별거등으로 아동을 양육할수 없는 부모들을 위해 가정위탁 양육사업이 활성화돼야하고 기아발생을 줄이기위해서는 미혼모에게 아동수당을 제공하는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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