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핵파악 마지막 기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의 핵연료 교체작업 시작 통보에도 불구, 사찰단을 평양으로 보내기로 결정한 것은 아직 북한의 기존 핵활동 파악을 위한기회가 남아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IAEA는 북한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 연료봉 교체작업을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추가사찰을 위해 사찰단을 파견하겠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기본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번 기회를 놓치면 그나마북핵현황 파악이 지극히 곤란해진다는 현실적 고려를 무시할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다음주부터 활동에 들어가는 이번 사찰단은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추가사찰 *기타 7개 신고시설에 지난3월 설치됐던 감시장비의 유지, 보수와함께*5메가와트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이 감시체제를 벗어나지않도록 최대한의안전조치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게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사찰단은 영변 실험로 연료교체와 관련해 북한측이 제공한 관련정보에 대한 확인작업을 가질 것이라는 점을 IAEA는 분명히 하고 있다.이는 북측이 비록 핵연료 교체작업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이견사항인연료봉 샘플측정 문제와 관련, 연내 추후 측정을 위한 연료봉의 선정및 별도보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음을 시사한데 따른 것이다.

북측은 박용남 원자력 총국장 명의로 한스 블릭스 IAEA사무총장에게 보낸 전문에서 연료교체 시작사실을 시사했으나 아직은 연료봉을 노심에서 끌어올리는 본격적 단계가 아닌 연료교체를 위한 준비작업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일부 관측통들은 연료교체 통보가 IAEA에 사찰단파견을 불가피하도록 압력을가하기위한 협상전략의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즉, IAEA로서는 일단 연료교체작업이 시작됐을 경우 북측이 폐연료봉을 일괄수거해 혼합보관함으로써 플루토늄 추출활동여부등에 대한 규명이 불가능해지는 것보다는 일단 현장에서 필요한 예비적 안전조치들을 취해둬야할 현실적필요성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사찰단 입북으로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에서 언급됐던 현안인 방사화학실험실내 추가사찰및 기타 시설에 대한 후속사찰문제를 해소하면서 새로운 {영변 실험로} 협상카드를 다시 손에 쥐게되는 셈이다.따라서 이번 사찰후 현안은 IAEA가 요구하고 있는 폐연료봉의 임의 선택, 별도보관을 둘러싼 북한과 IAEA, 미국간의 본격적 줄다리기로 넘어가게될 것으로 보인다.

IAEA가 연료봉의 임의선택, 별도 보관을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은 이 부분이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활동 여부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기때문이다.

즉 폐연료를 물리, 화학적 방법으로 정밀측정, 방사성원소의 비율등 특성을분석하면 이 연료가 북한측 주장대로 86년 실험로 가동시 최초장착됐던 핵연료인지 혹은 이후 교체된 연료인지 여부 판독이 가능하게된다.임의추출형식으로 다수의 연료봉을 이같은 방법으로 측정, 모두 86당시 최초노심이라는 사실이 판명되면 이 실험로에서 북한이 플루토늄 추출활동을 벌이지않았음을 연역해낼수 있다. 이 경우 IAEA는 이 연료봉들을 핵안전협정 감시체제하에 두면 전용을 막을수 있게된다.

그러나 이번 노심이 2회차 이상일 경우에는 IAEA감시에서 벗어나있는 최초노심의 존재를 추론할수 있으며 북한이 이를 이용해 플루토늄 추출활동을 벌였다는 충분한 개연성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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