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앉은 불심}에 여권이 속을 앓고 있다. 불심의 이반이 자칫 민심을 여권에서 떠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여권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내년으로 다가온 자치단체장선거에 미칠 악영향이다. 신도수 제일에다 전통적인 여권지지세력으로 분류돼온 불교계의 반여권 분위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여당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있을 뿐이다.
한편 여권일각에서는 불교계의 처사에 대해 차츰 "심하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고 개혁파승려들이 너무 정치적 색채가 강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불교계로서는 지난 79년 법난직후도 이번과 같은 {험악한}분위기가 조성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조계사사태로 인해 기존 친여성향의 지도부가 아예 조계종을 떠나버려 대화의 통로도 마련돼 있지 않다. 말이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제2의 법난으로 규정하고 있는 조계사사태는 접어두고라도 그 이후에도 정부여당은 불교계를 향해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는 주장이다.현재 조계종측이 내세우는 조건은 {김영삼대통령의 사과와 최형우내무부장관의 해임}이다. 이같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석탄일행사가 끝난뒤부터 전국적으로 1백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함은 물론 불국사 법주사 신흥사등 관광지 사찰을 시작으로 통도사 해인사 송광사등 3보사찰을 폐쇄하고 마지막으로는 전국 모든 사찰의 산문을 닫아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조계사경찰난입의 법적책임을 물어 최장관과 김화남경찰청장등 경찰간부를 집단고발할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어지간한 처방으로는 {씨도 안 먹혀들어 갈 것}이라는게 불교계의 분위기다.*청와대*
청와대는 불교계가 청와대에 보이고 있는 {섭섭함}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며"정부가 종교문제에 개입한 적은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정부가 내놓고 화해를 제의할 까닭도 없다는 논리다.
13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불교계가 {법난}이라고 부르고 있는 조계사 경찰투입문제는 폭력사태에 대응한 정당한 공권력행사이며, 이를 놓고 불교계가최형우내무의 해임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최근 시비를 부른 부처님 오신날{특별 가석방}폐지문제도 특정종교와는 무관하게 이루어진 정부정책임을 강조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관련"언론이 마치 정부가 {특사}폐지방침을 정했다가 불교계를 의식해 철회한 것처럼 보도하고 있으나 선진국에도 없는 {특별 가석방}관행을 없앤다는 정부방침은 변함이 없으며 매월 실시하는 정기 가석방 일자를 조금 조정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도 불교계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민자당사정을 의식한듯 내심으로는 불교계와 화해를 모색하고 있는 눈치다. 김대통령이 종정추대식에 전례도 없는 화환을 보내고 부인 손명순여사가 따로 축하화환을 보낸 것등도 그같은 제스처로 풀이된다.
비록 불교계 일부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김대통령과 종파대표간의 회동을 굳이 반대하지 않은 것도 {불심}을 달래고 싶어하는 청와대측의 속마음이 반영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민자당*
김종필대표는 13일 조계종 월하종정 취임식에 참석, 조계사 사태에대한 {사과}의 뜻을 전하려 했으나 "참석지 말아달라"는 연락을 받고 이를 취소했다. 대신불교신도 의원들을 참석시켰다.
민자당으로서는 불교계와의 화해를 시도할수 밖에 없지만 아직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김대통령의 사과나 최내무장관의 해임은받아들일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어서 뾰족한 수를 찾지못하고 있다.민자당의원들은 이같은 불교계의 이반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조계사사태이지만 정부출범초부터 싹이 자라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김대통령이 특정종교적색채를 너무 강하게 내비쳤고 지난해 호소카와전일본총리의 방한당시 불국사에서 김대통령이 합장도 않고 그대로 서있는 모습등이 모두 악재가 됐다는 것이다. 또한 불심이 악화일로를 걷고있는 가운데 지난2일 국가조찬기도회에 대통령이 참석한 일이나 석탄일특사폐지 같은 이야기는 불교계를 향한 모욕으로비쳐졌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한 이영덕총리가 취임사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심으로 총리직을 감당할수 있을 것"이라고 한데 대해서도 사태를 악화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보고있다.
민자당은 그러나 {시간을 가지고} 성의를 보인다는 입장이다. 석탄일에 전국2백18개 사찰에 당총재 명의로 연등을 달도록 하고 총재명의의 축하서신은물론 10만원씩의 시주금을 내도록 각 지구당에 지시했다. 또 지구당위원장들이 직접 사찰을 찾아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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