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1일 이틀간 서울서 열리기로 했던 제1차 한-러시아 경제공동위원회가러시아측 대표단이 출발하지 않음으로써 끝내 무산됐다.러시아 외무부는 18일 오후 한국 대사관에 긴급 전화를 걸어 러시아 정부 대표단의 한국 방문이 취소됐다고 공식 통보하고 취소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설명도 하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는 양국간 경제공동위 개최를 둘러싸고 이날 수석 대표인 쇼힌부총리가 참석지 못하게 됐다고 취소를 통보했다가 얼마후 긴급히 수석 대표를 교체, 예정대로 대표단이 출발한다고 해놓고는 납득할만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방한을 취소시켜버린 것이다.
이러한 일방적 처사는 국제 외교 관례상 있을수 없다는 점에서 극히 무례한행위로 간주되기에 충분할뿐만 아니라 한국과의 경제관계 확대를 희망해온평소의 태도와도 어긋난다는 평이다.
더구나 이번 회의는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 공식 방문을 불과 10여일 앞두고정상회담에 앞서 양국간 경제협력을 공고히 하기위해 열리기로 된 회의였다.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샤흐라이 부총리의 사임발표를 계기로 러시아 정부내에서 치열한 권력 암투가 전개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번 해프닝이 일어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의가 무산된 과정을 보면 러시아가 국내문제에 절실한 사정이 있다 할지라도 양국간 정상회담을 앞둔 이번 회의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에 대해 얼마나 무성의하게 대하고 있는가를 읽을수 있다.
러시아는 한-러 경제공동위 참석을 위해 당초 알렉산드르 쇼힌 부총리를 수석으로 한 정부 대표단을 이날 오후 출발시키기로 했었다.
그러나 쇼힌 부총리가 이날 오전 긴급한 내부 사정을 핑계로 회의 참석이 불가능할 것 같다며 출발여부는 12시(모스크바시간)까지 알려주겠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해옴에 따라 모든 일정을 짜놓은 우리 정부는 크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쇼힌 부총리실에서는 약속시간보다 1시간이 넘어서야 참석이 불가능하다는사실만 알려왔다.
이에 앞서 쇼힌 부총리는 지난 17일 한국 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으나 이 역시도 차일 피일 미루다 결국은 회견에 응하지 않았다.우리 정부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나서야 러시아측은 부랴부랴 수석 대표를 유리 야로프 부총리로 교체, 예정대로 회의에 참석키 위해 브누코보 공항을 출발할 것이라고 대사관에 알려옴으로써 일단 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고 안도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김석규 러시아 주재 대사는 이날 오후 3시경 러시아 대표단을 환송하기위해 대사관을 나서려는 순간 러시아 외무부에서 긴급 전화가 걸려와대표단이 탑승키로 된 특별기가 떠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러시아 외무부측은 취소이유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으며 이에 앞서수석대표가 교체된 사유에 대해서도 일절 설명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야로프 부총리 일행이 출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못한 러시아 관리들이 공항으로 부랴부랴 떠나는 촌극을 빚는등 러시아 내부에서 오락가락하는 일면을 보이기도 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어제부터 체르노미르딘 총리가 사의를 표명했다, 필라토프대통령 행정실장이 경질될 것 같다는등의 보도를 시작함으로써 러시아 정부내에서 심상치않은 조짐이 일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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