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롭게 하나가 된 부부가 여러분 앞에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많은 박수로 격려해주십시오]20일 12시40분 대구 북구 칠성동 상록무료예식장. 축혼행진곡이 울려퍼지는가운데 신랑 송기성군(30)이 신부 박향숙양(29)의 휠체어를 밀며 축하박수를터뜨리는 1백50여명의 하객들사이를 걸어나왔다.
3년전 교통사고로 하지장애를 입고 집안에만 틀어박혀있던 박씨를 일으켜세워 두달만에 예식장으로 밀고온 송씨는 예의 그 인상좋은 웃음으로 신부에게화답했다. 송씨는 두어달전 척추.경추장애인과 일반인의 모임인 {돌담회}에서 오늘의 신부를 처음 만났을때도 땀냄새가 밴 기분좋은 웃음을 지었었다.박향숙씨는 그후 두달간 송씨가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때론봄햇살아래 두류공원으로 나들이도 함께 가고 하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열리고 기성씨에게 기울어졌다}고 했다.
섬유회사에 다니다 3년전 스물여섯의 나이에 청천벽력같은 교통사고로 척추장애를 입은 박향숙씨는 대부분의 중도장애인이 그렇듯이 두문불출, 세상과담을 쌓고 가족도 멀리하며 15평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왔다.송씨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인 사람. 20여년전 대전의 한 고아원에서 떠나와공장을 전전하다 6년전 대구에 정착했다. 목욕탕에서 일하는 송씨는 일년내내술을 멀리하다가도 명절때만 되면 {고향없고 뿌리없는 슬픔}에 술안마시고는잠들수 없었을 만큼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
고아원 식구들이 가족이라면 가족인 송씨는 그래서 지금도 월급의 절반을 대전에 있는 {고아원 형제들}에게 보낸다.
송기성씨는 무릎을 숙여 눈높이를 맞춰 신부에게 18금 결혼반지를 끼워주었듯이, 또 박향숙씨는 손을 올려 신랑의 손길에 맞추었듯이 두 사람은 그렇게한편생을 살아가기로 다짐한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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