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개혁경쟁 시대의 창출

***김 원 우***요즘 신문의 광고란을 보면 자동차회사 셋, 가전제품 회사 셋, 맥주회사 셋등 이른바 대형 3사끼리의 판매경쟁이 자못 치열하다. 전면광고도 성에 차지않는지 두 면을 벽지 도배하듯 아예 장악한 맥주 거품, 미끈하게 잘빠진 승용차의 위용 등이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느라고 온통 난리들이다. 여유돈이웬만큼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차제에 자가용을 바꾸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려울듯 싶고, 스트레스 해소등으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즐겨마시는월급쟁이들도 이제는 각자의 입맛대로 자신의 기호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되어 다행이지 싶다.

**개발경쟁의 제도화**

맥주만으로 한정해서 말하면 그동안 특정업체의 두어 종 상품의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높아서 어떤 지역 어떤 업소에서는 경쟁 상품을 사마시기가 어려웠던게 엄연한 현실이었다. 그통에 맥주 회사는 우리의 맥주 애호가들 입맛을 개발하기는 커녕 {국내용 입맛}으로 제한하는데 급급했음은 말할나위도 없거니와 기호식품에조차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거의 강압적으로(?)강제했다.

이런 독과점 상품이 누리는 일종의 기득권 시위는 사실상 그 방면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맹상태}를 꾸준히 조장하는 횡포이자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이윤추구만을 일삼는 상행위의 폭거 그 자체에 다름아니다. 줄여서 말하면 소비자의 기호감각과 선택권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배타적 독점권은 자본주의의 금과옥조인 자유시장경쟁원칙에 철저히 위배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맥주시장의 점유율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지만,적어도 소비자들이 다양한 맥주맛을 즐길 수 있게 되고 세 맥주회사가 또다른 맥주맛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더불어 세 맥주회사가 치열한 {입맛}개발경쟁을 통해 미미한 시장점유율로 고군분투하는 {수입품 맥주}를 철저히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부규제가 걸림돌**

자발적인 경쟁체제의 제도화가 얼마나 바람직한가는 비단 맥주같은 기호식품의 예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냉장고.텔레비전.오디오시스템 등등의 수출신장률이 늘어나고 있는 오늘의 우리의 명실상부한 국력은 두 회사이상의 피나는 기술개발경쟁과 시장확보 전략때문이었음은 주지하는 바와 같다. 우리 은행들의 국제경쟁력이 형편없이 떨어져 있는 오늘의 실정도 정부가금융시장의무한경쟁을 가로막은 숱한 규제 탓으로 돌려야 마땅하다.이런 비근한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우리 사회 각계각층이 일할 능력도 없는 시어머니가 쓸데없는 잔소리만 늘어놓는 것 같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이제껏 정정당당한 경쟁을 통한 어떤 성취감을 맛볼 수 없었다. 어떤 분야에서라도 경쟁이 없으면 발전과 도약을 기약할 수 없고, 안이와 퇴영이 고인다. 그런 제도 아래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목이 점차 더 외곬의 보수화로 치달아종내에는 우물안개구리를 닮아갈 것은 자명하고, 그런 사람을 시대착오적인위인이라고 일컬어도 막말은 아닐 것이다.

**{창구}독점 없애야**

문민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줄기차게 부르짖는 {개혁}이 이렇다할 가시적인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도 그 {개혁의 창구}를 청와대가 오로지 독점하려는데 기인한다. 그 독점욕이야말로 이른바 {개혁세력들}끼리의 무한자유경쟁체제를 스스로 밀막는 장애요인이다. 어떤 명예, 어떤 이윤, 어떤 성취를 한개인이, 정부내 한 부서가, 한 특정업체가 독점 내지는 과점하려는 속성이야말로 소아병적인 행태라 할 수 있다. 우리의 국세와 우리 국민의 대정부 정서를 아무리 낮춰보더라도 {개혁경쟁}만큼은 너끈히 소화할 수 있다는 대범한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요청된다. {통일론}경쟁도 예외가 아님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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