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시회 통해 관세장벽 정면돌파

92년의 북경, 93년의 상해에 이어 세번째로 열리는 대련의 94대한민국 상품전은 우선 대련이 동북 3성및 내몽고 자치주를 포함, 산동반도및 황해연안 화북지역까지의 관문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거점이라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찾을 수 있다.특히 대련은 화북지역에서는 드물 정도로 편리한 교통, 풍부한 자원, 항만등기초시설이 완비됨으로써 양호한 투자환경을 보유하고 있을뿐 아니라 배후기반산업이 발달돼 있어 한국기업의 관심이 지대한 지역이다.흔히 중국시장을 거론할 때면 방대한 인구와 시장규모를 꼽고 있으나 한국의기업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아직 중국에 대한 이해가 낮고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진출 역사가 짧아 시장개척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이 한국기업 내부의 숨은 사정이다.

지난해의 대중국 교역량이 91억달러(한국 통계)로 중국은 이미 한국의 3대교역국이 되었지만 한국의 대중국 수출품들이 주로 원자재및 중간재에 편중되어 있는데 이는 일반 소비제품은 중국측의 고율의 수입관세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해 한국상품전에서 중국측의 관계자들이 출품된 워터 제트룸 직기와 프레스기를 보고 찬탄을 금치 못했던 사실들을 감안하면 중국의 한국상품에 대한 인식도는 아직도 요원한 상황임을 입증해 준다.

북경을 비롯한 중국내 대도시 공항주변에는 한국기업들의 광고판을 쉽게 볼수 있으면서도 정작 그 제품을 중국내에서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없다.

결국 현재의 중국 여건으로는 종합전시회를 자주 가짐으로써 한국상품의 수준을 중국 일반에 직접 소개하고 신규거래선 발굴을 통한 직교역 추진과 주요합작항목을 찾는것이 나름대로의 방책으로 보여진다.

인구 5백20만의 대련은 항만, 철도, 도로등 사회간접 시설이 중국내 어느 자방도시보다 잘 갖춰져 있을뿐 아니라 중국의 주요 공업도시의 하나로 기계,야금, 석유화학, 건축재료, 섬유, 경공업, 전자, 식품가공등 경.중공업이 균형있게 발전된 도시로 일본기업들은 벌써 3백개 이상이 진출해 있다.대련은 최근 양호한 투자환경을 바탕으로 신도시 개발및 자동차 산업의 유치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어 한국기업들의 투자가 적극적으로 탐색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기업들이 이같은 현실여건들을 충분히 감안할 경우, 금년의 우리경제에적지 않은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경제는 연간 13%이상의 고속성장세가 금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져 수입수요의 지속적인 증대라는 기본 전망외에도 가트가입을 목표로 한 관세인하조치와 철강제품, 기계, 전자제품, 건축재료등 14개품목의 수입허가증 관리대상 품목 취소등 개방이 확대되고 있다.

또 대외무역 관리체제의 투명성및 합리성 제고를 위한 대외무역법의 제정과국유기업의 개혁본격화로 인해 자율적인 경영권및 대외무역권 확대등이 이어지고 있어 수출전망을 한층 밝게 해주고 있다.

한편 중국정부의 경제안정화 시책이 행정규제 방식에 의하지 않고는 제대로가능할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또 지난해 1백21억달러의 무역적자를 의식한중국정부가 금년에는 수지균형을 고려, 행정적인 수입규제와 환율 저평가등의 방법을 취할 경우등도 상정할 수 있다.

이밖에 30%이상의 인플레가 미치는 국민사기, 특히 정액소득자, 연금생활자,농민, 도시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성장 우선정책을 거부할 정도로 강하게 나타날 경우, 우리의 대중국 교역상황도 적지 않게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같은 모든 여건들을 감안한다 해도 94년 교역에서 수출의 경우에는중국의 수출증가에 따른 원부자재의 수요 증가와 투자진출 규모 확대및 이미진출한 투자기업의 수용확대등에 힘입어 비교적 밝은 전망이 가능한 편이다.문제는 이번의 상품전과 같은 대규모 행사를 통해 한국상품의 우수성과 가격경쟁력을 인식시켜 새로운 수출수요를 창출해 냄으로써 다가올 수입수요의 증대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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