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옐친 정상회담 성과

김영삼대통령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1일 제1차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선언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행돼야하며, 북한의 핵개발은 반드시저지돼야 한다"는데 합의를 도출, 김대통령의 방러 일정은 첫날부터 호조를보였다.이같은 분위기는 2일의 2차 정상회담까지 이어져 두나라는 북한핵문제 뿐만아니라, 21세기의 동북아의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위해 건설적 동반자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인식을 상호확인한 계기를 만들었으며, 앞으로 한-러관계가 우방관계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예고해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모스크바 근교 옐친대통령의 {다차}(러시아 말로 농막 또는 여름별장)에서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옐친대통령은 "북한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겠지만, UN제재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이에 동참할 것"이라는 말을했다. 그는 또 북한과 러시아간의 상호원조조약, 특히 제1조의 자동개입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된 것으로 간주해 달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청와대와 러시아 대통령궁을 잇는 {핫라인}을 가설하는데도 합의했다.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은 "두 정상간에 일반전화가 아니라 언제든지 필요하다면 서로 연락을 할수있는 전화가설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전하고 "문맥으로 봐서 청와대와 크렘린궁간의 {핫라인}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의 이번 러시아방문의 목적은 첫째, 순탄치 못했던 과거사를 정리하고, 21세기를 향한 한-러간의 건설적인 동반자관계를 정립하는 것과, 둘째,북한핵문제를 포함해서 동북아에 평화구조를 정착시키고, 통일의 기반을 강화하는 일, 셋째 양국간의 경제협력 강화등으로 요약할수 있다.과거사 정리와 관련, 옐친대통령은 6.25전쟁문서 전달의사를 분명히 했고,1차회담때도 2일 있을 문서전달식에 앞서 4종의 전쟁문서를 김대통령에게 전달하는 호의를 베풀었다.

이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민감한 문제가 바로 북한핵 문제이며 러시아의 적극적 협력을 얻어낸다는 것이 가장 다급한 과제였다.

김대통령은 1일 서울을 출발하면서도 "러시아 방문으로 취임이래 추구해온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4각외교}를 완결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특히북한핵문제의 해결이 절실히 요청되는 이 시점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긴밀히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이같은 맥락에서 보면 김대통령의 방러 목적은 이미 절반이상이 이루어진 셈이다. 특히 한-러관계의 걸림돌이 돼온 북한과 구소련간의 {상호원조조약}에대한 옐친대통령의 언급과 {핫라인} 개설합의는 {기대이상의 수확}이라고 할수 있다.

옐친대통령은 북한과의 {상호원조조약}과 관련, 자신의 임기가 아닌 전님자임기중에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 러시아가 조약의 존속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두 정상은 경제, 특히 자원과 과학기술분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하고 여러가지 의견을 나누었으며 상당부분은 2차 단독및 확대정상회담과 양국의 공동성명 문안, 철새보호협정, 해운협정, 환경협력협정, 외무부간 협력의정서 서명등 실무협정에 반영됐다.

우리정부는 당초 1차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건강이나 취미, 냥국의 역사에관한 얘기, 개혁 동반자로서 개혁정책의 철학등을 교환하고 김대통령이 자신의 중국및 일본과의 정상회담결과를 설명하고 옐친대통령은 지난 4월과 5월의스페인과 독일 방문결과등을 설명하는 선에서 마무리, 북한핵 문제등 민감한문제는 다음날 있을 2차단독및 확대정상회담으로 미룰 계획이었다.그러나 두 정상은 회담을 예정시간보다 1시간이나 넘게 끌고 갔으며 공동성명에 포함된 내용에 대한 큰 줄거리상의 합의도 이자리에서 이루어졌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