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옐친 러시아 대통령간에 2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이 끝난직후,한국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모스크바 현지언론의 보도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 많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한국 언론들은 *옐친 대통령이 대북제재에 동참의사를 밝혔다는 내용과 *북한에 대한 무기부품 판매를 완전중단할 것을 약속했다는 내용을 대서특필했다.이에 반해 모스크바 언론들은 *옐친이 즉각적인 대북제재에 반대입장을 밝혔으며 *대북 무기판매도 잠정중단을 결정했으나, 그 효과가 언제까지 갈지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더더욱 알 수 없는 일은 두나라의 언론이 모두 김대통령과 옐친이 나란히 앉아서 행한 공동기자회견장의 발언을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대북제재와 관련해 옐친이 한 말은 대강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되, 끝까지 북한이 고집을 부려 제재가 불가피한 경우에는 러시아도 동참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말이 두곳의 언론에 의해 다른 내용으로 보도된 것은 듣는쪽에서자의든 타의든 자기편에 유리하게만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현지언론들이 {정치적 해결}이라는 말에 더 비중을 둔 반면 한국언론들은{동참}이라는 말에 더 비중을 두었던 것이다.
대북한 무기판매와 관련, 김대통령이 한 말도 옐친 대통령이 {중단}할 것을약속했다는 내용이었으나, 모스크바 언론들은 {중단}이라는 말에다 {잠정}이라는 수식어를 덧씌워 본뜻을 흐려놓았다.
말은 듣는 이의 고의가 없는 경우에도 불가피하게 이중적인 해석이나,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마련이다. {언어의 한계}라는 말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하물며 문화와 관습이 딴판인 외국인 사이에서는 의미전달의 부정확성이 더욱 커질수 밖에 없다.
이같은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말하는 사람의 자국어에 대한 지식과 권위를 최대한 존중해 주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과 러시아의 언론은 처음부터 이기주의의 늪에 빠져, 말하는 사람의 진의를 돌아보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사실보도보다 국익을 앞세운 {당연한 일}로도 받아들여지는 모양이지만 같은사안을 놓고 보는 관점에 따라 이렇게 다를수도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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