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김대통령의 방러성과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방문 성과는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효과도 물론 컸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상징적인 의미에 더많은 무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현실적인 면은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갖고 있는 러시아의 대북제재에 대한 지지를 확보했다는 것과 북한에 추가무기수출중단을 확약받았다는 것은 값진 성과라 말할수 있다.상징적 의미의 성과는 한국의 대통령이 철의 장막이라 불렸던 과거 공산국가들의 종주국인 러시아를 방문, 옐친러시아대통령과 두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자체가 대내외적으로 내세울만한 것이다. 또 50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여 시장개척을 한것과 어려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동포들을 격려해준 것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큰 성과로 꼽을수 있다. 그리고귀국길에 러시아의 해상 전초기지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들러 러시아태평양함대 잠함에 승선, 사열을 받은 것은 환태평양지역전체를 평화의 고리로 단단히엮는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어 값진 성과로 평가될만 하다.

러시아의 '북한에 방어용 무기조차도 공급치 않겠다'는 약속과 김대통령의러시아태평양함대의 잠함선상에 우뚝 선 모습은 북한에 심리적으로 분명한 위축감을 주었을 것이다. 또 러시아가 북측에 등을 돌리고 남한에 우호의 손을내밀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대북제재조치가 가해질 경우 북측이 취할수 있는 군사도발 의지를 억지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옐친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남북통일의 당사자 해결 *현 정전체제의 유지등 우리측이 제시한 요구를 거의 수용했고 또 지지했다. 이는 러시아의 지지부진한 경제를 개발하고 또 개혁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안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러시아내의 군수산업체제를 생필품을 생산하는민수산업체제로 바꾸는데도 기술경험등 온갖 유효성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한국을 러닝파트너로 삼으면 유리할것 같았기 때문인것으로 보인다.이제 김영삼정부의 4각외교는 러시아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으며 중간 평가를하자면 우리정부가 이번 외교에서 뭔가 큰힘을 얻어 자신감을 갖게 된것이다.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가 한개는 물론 반개도허용될수 없으며 반드시 이를 저지할것"이라고 공언하는등 과거 어느때보다자신에 차 있다.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이 차관원리금 상환에 확실한 매듭을 못짓고 확대지향방식의 경제협력을 채택하는등 대러시아정책이 '비경제적'이란 비판을 받을소지도 있다. 그러나 긴 안목에서 보면 러시아에 대한 투자는 그리 손해볼 일은 아닌것 같다. 어쨌든 이번의 러시아방문은 동반자로 만들었다는데 의의를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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