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국틈에 입장미묘한 연변 한민족자치주

북한 국경에 가까운 중국의 도시를 갔다. 한국풍주택이 분양되고, 백두산을주봉으로 하는 국경 장백산맥에는 한국관광객을 겨냥한 리조트개발이 계획되는등 각지에 중-북과 중-한이 교차하고 있었다. 북한은 불만인 듯 하나 지역민들은 {경제발전에 뒤처지기 싫다}고 한국의 투자에 의한 경제발전을 노린다.북한 핵의혹이 심각해져 중-북간 우호관계에 틈이 벌어지면 정면으로 영향을 받게 될 이 지역은 중-북-한이 미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연변 조선족자치주에는 한민족 84만명이 산다. 북한에 가족과 친척이 있는주민도 많고 방문도 잦다. 자치주의 주도인 연길시의 거리에는 지금 한국기업이 한국식 난방을 갖추는등 현대적 설비의 분양주택을 건설중이다. 5층아파트6동, 모두 140가구가 연말 완공될 예정이다.회사직원은 "이미 9할은 팔렸고 7할은 계약금을 냈다. 고객의 9할은 한국인들이다"고 말했다. 길림생을 방문하는 외국인은 한국인이 톱이다. 그 중에도백두산관광이 인기여서 금년은 작년의 약4배, 8만-10만명의 관광객을 내다본다.

중국 동북지방의 경제는 저조하다. 연변 뿐만 아니라 길림성 각지는 경제발전의 디딤돌로 한국.일본등의 투자에 기대를 걸고있다. 장백산맥 북쪽에 자리한 백산시는 산간지역으로, {조선인삼}의 산지로 알려져있다. 공산당 시위원회 건물 벽에 {장백산개발 개방전략}이라는 슬로건이 내걸려있었다. 백산시는지난 4월까지 {혼강시}였으나, {장백산전략}에 맞게 개명됐다. {전략}이란풍부한 한방약원료와 석탄등 광물자원, 물, 목재등을 활용해 경제부양을 꾀하려는 것이다. 중국의 남방보다 싼 노동력도 강점으로 내세워 외자를 끌어들이려 한다.

시내에는 현재 73개의 외자계기업이 있으나, 홍콩을 제외하고 국별로 제일많은 것은 한국계 8개다. 일본과 미국계는 각3개씩이다. 이들 지역에의 한국계기업 진출이 두드러진 것은 북한 뿐만아닌 한국인의 친척이나 지인도 살고있어 언어가 통하는 점도 유리한 측면인 듯하다. 이러한 한.중경제협력의 확대에 북한측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과 중국의 우호관계는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재작년 한.중국교수립 이후 그 공기는 좀 차가워졌다. 최근 이 주변에는 {북한 망명자가 한국기업으로뛰어든다} {한국의 감시활동이 심하다}는등 불온한 정보도 난무한다.한국의 진출에 대해 북한은 중국측에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곳 주민들은 "백두산의 절반은 중국이므로 개발하는 것은 자유다" "중국에의 내정간섭이다"라는등 반박한다.

핵의혹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현실미를 더해가는 가운데 각국은 중국에대북 설득역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구소련과 친했던 터에, 한.중수교등으로 상호불신감이 나연하고 있다. 북한과 대화를 계속하면서도 중국정부는 {노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되풀이하고 있고 {중.북에도 모순이 있지요}(정부소식통)라고 말한다. 북한.중국 국경도시의 현실로 중국이 처한 입장의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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