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북IAEA탈퇴선언과 카터

미국의 핵특사격인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의 방북을 준비하던 북한이 13일 밤느닷없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탈퇴를 선언, 전세계를 당혹케 만들었다.북한은 외교부를 통해 *IAEA에서 탈퇴한다 *북한의 특수지위아래 받아온 보장조치의 연속성 보증을 위한 사찰은 더이상 받을수 없다 *제재는 선전포고로간주한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최근 북한은 IAEA의 제재결의안이 채택되고 이어서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임박한 시점에서 카터 전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 난국을 타파할수 있는 돌파구를 모색하는듯 했다. 그러나 북한측은 카터의 방북길에 카펫을 까는 대신 찬물부터 끼얹어 백악관 마지막 특사의 오금부터 저리게 하는 사술을 쓰고 있다.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지 않고 IAEA만 벗어나는 것은 협상을통한 핵해결의 외길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한.미를 포함한 관련국들은 포기하지 않고 사태의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어쩌면 카터전대통령의 방북은 북한의 초청이긴 하지만 백악관의 주문과 우리정부의 부탁을 듬뿍 짊어진 해결사임은 분명한것 같다. 그래서 한.미 양국은 평화의 사도를 노회한 술수의 명인에게 보내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갖는 것이다.

우선 카터전대통령은 방북에 앞서 몇가지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 카터자신이미국의 특사인양 행동해서 안되며 또 북한의 착각을 유도할 오도된 메시지를전달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하면 카터 스스로가 미국정부를 대행하여 제의하거나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카터본인은 해결사가 직업인양 방북의 성과에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목표에 조급해하면 모든 일은 그르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카터전대통령은 북한의 지도자들에 국제사회가 원하고 있는 점을 분명하게말해 주었으면 한다. 첫째 핵해결없이는 제재는 필연이며 그 제재는 한반도의돌이킬수 없는 비극을 초래할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카터본인의 신념대로북한체재의 개혁과 개방을 김일성주석에게 강도높게 거론해야 한다. 셋째 과거 인권대통령답게 북한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인권을 회복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줄것을 부탁한다.

카터전미대통령은 퇴임후 국제분쟁의 공정한 중재자로 열심히 일해왔고 그의공로는 이미 국제사회에 평화의 메신저로 알려져 있다. 그는 걸프전 발발전부화관계였던 미.시리아간에 관계개선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에티오피아의30년 내전의 종식협상을 중재한바 있다.

이제 NPT란 마지막 숨통만 남겨둔채 IAEA까지 탈퇴선언한 북한을 방문하는지미 카터전미대통령에게 우리의 염원을 함께 실어 보낸다. 한반도의 장래는지도자 몇사람의 손끝으로 좌지우지될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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