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의 {작은 장영자}

좁은 영양바닥에서 상습사기행각을 벌여 농촌을 벌집쑤시듯 해놓고 줄행랑쳐버린 박정연여인(44.주소불명.경남 밀양 출신). 그래서 촌사람들은 그녀를{작은 장영자}라고 불렀다.작은 농촌도시에서 불과 4년여만에 4억3천여만원의 돈을 사기치고 종적을 감춘 박여인의 {사건25시} 방영(KBS 1TV 18일 오후8시 예정)을 앞두고 영양이술렁거리고 있다.

박여인이 아들 김모군(14)을 데리고 영양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 90년4월쯤.양지슈퍼란 상호의 소매점을 개업한 박여인은 즉시 돈많은 고객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슈퍼를 찾아온 손님들을 상대로 드링크 한병이라도 쥐어주며 친근감을 심어주고 접근을 시도했다. 그녀는 자선사업가인양, 부동산부자인양행세했다.

어느정도 안면을 튼 박여인은 본격적인 사기행각에 들어갔다. 슈퍼물품대금,부동산구입자금등을 빌려주면 높은 이자를 쳐 주겠다는 수법을 썼다. 돈을빌려준 사람에겐 냉장고나 TV, 고급 외제의류등을 선물하며 더많은 돈을 울궈내는 수법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 고전적인 사기수법에 모두가 나가떨어질만큼 그녀는 인물도 반반하고 또 싹싹했다.

공무원 J씨(43)는 박여인의 꾐에 빠져 직원등 명의로 1억3천여만원을 대출받아 빌려줬다가 대출금 반환을 못해 사표를 쓰는 소동까지 빚었다. 개인택시사업자의 부인 K씨(38)는 친인척으로부터 1억5천여만원을 빌려주었다 돈을 떼이자 자기 집을 팔아 빚을 청산하는 아픔을 겪었다. 일부 공무원을 비롯한 사회지도급 인사들은 혹시라고 구설수에 휘말릴까 아예 피해신고도 못한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요즘 영양바닥에는 {여자의 치마폭을 조심하라}는 유행어마저 나돈다.박여인은 지난 4월25일 슬며시 자취를 감췄다. 지금 이시간 그녀는 어디선가또다른 얼굴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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