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기다림의 지혜

어느 신부님으로 부터 [꾀를 많이 쓰는 사람은 그만큼 일찍 죽게되며 지혜를많이 쓰는 사람은 오래 살게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꾀를 쓸때에는 빠른 길과 합리화의 묘수를 찾기위해 속앓이를 해야 하는데아마도 그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지금 우리의 도시는 나날이 늘어 가는 자동차와 낮은 도로율, 거기에 거대한역사인 지하철 공사로 큰 길은 큰 길대로 골목길은 골목길대로 혼잡하기 이를데 없다.

사람이 지나가고 안 지나가는지에 상관없이 지켜야 할 횡단보도 앞의 일단정지는 운전면허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지켜보았을 뿐인 것 같고 신호등의 황색예비 신호 무시는 교통 원활을 핑계삼아 예사로 행해지고 있다.사거리에서는 곧 적색신호로 바뀐다는 것을 알면서도 틈새를 놓칠세라 무조건 차머리를 들이밀어 모든 거리는 차들로 뒤엉키고 직진해야 할 차들이 뱀처럼 구부렁 구부렁 빠져 나가는 진기한 풍경을 자주 접하게 된다.인도위에서 청색 신호를 기다려야 할 사람들도 어느틈엔가 차도로 내려와 있으며 택시를 잡기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달려드는 모습을 종종 볼수 있다. 이러한 서두름이 지난 한해만 해도 18만건, 한 시간당 무려 20건에이르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은근과 끈기로 표현되던 우리 국민이 언제부터인지 기다림이나 질서라는 단어를 잃어버린 것처럼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재촉하여 동남아에서 한국인이 많이 가는 상점이나 음식점에서는 종업원들도 {빨리 빨리}라는한국 단어를 안다고 한다.

모든 일에서 서두름의 꾀를 쓰기 보다는 기다리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더 여유롭게 만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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