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8월 평양회담 희망설

오는 28일 부총리급 예비접촉을 북한측에 제의해두고 이에 대한 북측응답에온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는 정부는 이와관련, 21일 전일본총리미망인으로최근 김일성주석을 면담한 미키 무쓰코여사가 {올 8.15에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개최를 희망한다}고 김주석이 말했다고 한 사실이 외신으로 처음 접수됨에 따라 이의 사실여부와 함께 북한의 속셈에 주목하고 있다.더욱이 김주석이 정상회담개최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한 것과는 달리북측반응이 신속하게 나오지않는데 대해 정부당국자들이 의아해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같은 전언은 분명한 적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정부는 일단 미키여사의 발언이 우리측의 예비접촉제의에 대한 응답으로는 보고 있지 않다.미키여사가 김주석에게 이말을 들은 날은 우리가 남북정상회담추진을 위한예비접촉을 제의하기전인 19일인데다 그녀가 84세의 고령이어서 김주석의 발언내용이 전달과정에서 다소 오역이 있을수 있다는 것이다.미키여사는 21일 북경공항에서 NHK등 일본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처음엔 "김주석이 8월17일 정상회담을 열기를 희망했다"고 말했으나 배석했던 손녀가"8월15일, 평양에서라고 한것같다"고 정정했을만큼 전달과정에서 왜곡이 개입될 여지가 있었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같은 판단에도 불구하고 정부 스스로도 불안감이 적지않은 모습이다.

이같은 미키여사의 전언이 진의로 확인될경우 카터 전미대통령을 통한 북한의 조건없는 남북정상회담제의의 순수성이 크게 의심된다는 것이 정부관계자들의 분석이고 따라서 이를 수용키 어렵다는 것이다.

회담시기를 8월중순으로 희망하는 것을 보면 북한이 매년 평양에서 개최하는범민족대회의 일환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이용, 대내외적인 선전장으로 활용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고 이는 결국 북한의 종래 통일전략전술의 연장선상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북한은 올 범민족대회를 보다 규모를 확대한 {민족대회}로 개최하자고 벌써부터 열을 올려왔고 해외인사및 남북한정부와 정당사회단체들이 참석하는 대회를 평양에서 열자면서 우리측 유력인사들에게조차도 초청장을 발송한 바 있다.

즉 김영삼대통령도 이때 {해외와 남북한의 제단체중의 한사람의 대표로 김주석과 회담을 가질수 있다}는 북한식 논리가 나올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정부당국자들은 북한이 여소야대때인 지난 89년 4당총재(당시 노태우.김대중.김영삼.김종비)와 김수환추기경, 문익환목사, 백기완씨등에게 {정치협상회의}를 제의, 6공정부의 정상회담추진에 찬물을 끼얹은 가까운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속에서도 정부당국자들은 조심스런 낙관론에 치우쳐있는 듯하다.무엇보다도 8월중순 개최설이 진의로 확인될 경우 김주석이 제의한 {언제어디서든 조건없는 빠른 정상회담}이란 제의자체가 거짓말로 판명된다.늦어도 예비접촉과정을 거치면서 드러날 거짓말은 결국 그들이 희망하는 북.미 단계회담을 어렵게 만든다.

국제적으로 김과 북한에 대한 불신감을 극도로 증폭시킬 것이고 당초보다 더강력한 제재조치가 강구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이들 생각의 저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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