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전미국대통령이 북한에서 가져온 {김일성주석의 남북정상회담 제의}가 남한전체를 들뜨게 만들고 있다. 북한의 제스처에 가장 민감한 서울은 {전쟁위기론}이 갑자기 {통일가능론}으로 바뀌었고 정부의 통일외교파트는 부산을 떨고있다.김일성의 정상회담 제의란 것도 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입수된것이나 발표된것이 아닌 지미 카터씨란 민간사절의 입으로 전달된 것을 우리 정부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즉석 수락}해 버렸다. 사안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해당부처에서도 {제의}는 기정사실화 해버리고 실무접촉을 거론하는등 단계를뛰어 넘는 성급함을 보이고 있다.
핵문제를 둘러싸고 문제를 제기한 북한은 항상 느긋하게 대처하고 있으나 문제의 답을 구하는 쪽인 한국과 미국은 마음부터 들뜨는 순진성을 보이거나 속마음을 미리 내보이는 경박함까지 비쳐 북측에 끌려 다닌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북한의 음험한 술수에 말려 온지도 벌써 1년이 넘는데도 우리 정부는아직도 북한주석이나 당국자들의 말 한마디에 흥분하거나 초조해 하기를 거듭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제의는 3공때인 72년부터 우리가 먼저 제의해왔고 5공과 6공을 거치면서도 8.15성명등을 통해 꾸준하게 제기해 왔다. 그러면 우리가 열망하듯 제의해온 정상의 만남에 항상 거부의 몸짓을 보여오던 북측이 갑자기 수락해 올때는 {왜 그랬을까}를 한번쯤 검토해보고 숙고해 보는 것이 상식이다.핵문제에 있어선 쫓기기만 하던 미국의 클린턴행정부도 이번 김일성주석의정상회담 제의를 비롯한 일련의 문제들을 놓고 과연 진의가 어디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전현직관리 10여명을 불러 북핵세미나를 여는등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 세미나에서는 카터씨의 방북과 북한의 양보로 세계가 한숨 돌릴수 있는 기회가 15%, 핵폭탄 시간벌기가 35%,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수있는 기회가 70%로 나타나 완전한 합의 도출을 못해냈다는 것이다.김일성주석은 지난 19일 북한을 방문한 미키 다케오전일본총리의 미망인 미키 무쓰코여사에게 "나로서는 이미 정상회담의 날짜를 결정하고 있으며 그것은 8월15일이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이는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빠른 시일내에 김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김주석의 말에 배치되는 것으로 머리속에정해두고 있는 시간속에는 그의 음흉한 정치적 복선이 깔려있음이 분명하다.이제 우리 정부도 좀더 성숙한 면모를 보여 주어야 한다. 변하는 상황에 대해 성급히 서둘지 말아야 한다. 김일성의 음흉함에는 냉철함으로 맞서지 않으면 절대로 이길수 없다. 음흉함은 욕심을 깔고 있지만 냉철함은 이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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