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스크바주변 10여명 강제송환 위험

시베리아를 탈출한 북한 벌목공들의 문제가 쉽게 풀리고 있지 않다. 한국정부는 벌목공수용을 결정한 이래 지난번 5명을 한꺼번에 받아들였지만, 아직모스크바근교에 숨어사는 다른 벌목공들에겐 그대로 위험한 순간을 살고 있을뿐 다른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벌목공들보다 몇배 더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탈북자들이다. 이들은 당초 북한을 불법으로 탈출해 러시아땅에 들어온 관계로 러정부도 불법 입국자로 분류, 전혀 관심을 두고있지 않다.

주러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 역시 벌목공이 아닌 직접 북한으로부터 탈출해온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전혀 구제책이 마련돼 있지 못하다고 밝히고, 불법으로 러시아에 입국하지 않은 벌목공 문제부터 구제대상이 됨을 전했다. 즉 한국정부에서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는 탈북자순위를 3가지로 구분해, 첫째 러시아에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입국한후 탈출, 러시아 거주증을 받고 살고있는 경우 (이경우는 벌목공 또는 과거 북한유학생들로 이들은 대부분 현지여자와 결혼해 안정을 이루고 살고 있는 상태임), 둘째 러시아에 법적인 하자없이 입국했으나 탈출해 아직 거주증을 갖고있지 않는 경우(최근 탈출한 벌목공들이 여기속함), 셋째 처음부터 북한을 탈출해 불법으로 러시아땅에 들어온 경우(본지에 글을 쓴 농업전문가 이중건씨등이 이 범주에 듬)로 나누고 있는 것.주러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정부가 받아들일수있는 사람은 첫째.둘째번순서대로이며 셋째는 러시아에서 협조를 하지않아 한국에 데려올수 없다"고강조하고 있다.

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러시아에서 이미 안정된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는 사람을 우선적으로 데려오고, 위험한 입장에 처한 사람은 뒷전에 밀리게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다시말해 꼭 한국에 오고자하는 의지를 갖고있지 않은 사람을 설득해 데려오려는 촌극까지 벌어져, 3년전에 탈출한 어느 벌목공의 경우 러시아여자와 결혼해 잘 살고있는 처지인데 갑자기 한국대사관으로부터 한국에 가자는 바람에한국에 안가려는 부인과 부부싸움을 벌이고 가정파탄의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실상 위험이 경각에 달해있고 한국 망명을 애타게 원하는 증명서없는 탈북자에겐 빨리 차례가 오지 않거나 아예 가망성이 없고, 그렇지않은 사람이 먼저우선권을 가지는 이런 우스꽝스런 현상을 왜 한국대사관은 묵과하고 있는 것일까. 정작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해 여러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기며 한국대사관을 찾아와 망명신청을 한 사람에게 불법으로 북한을 빠져나왔다고 구제해당이 안된다니 이 무슨 망발인가.

기자가 파악하는한 모스크바주변에 숨어있는 벌목공들은 10명남짓에 달하고있다. 이들은 최근 북한 체포조들의 극성스런 수색작전으로 숨어 사태추이를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체포조 였다가 망명신청을 한 박주성씨에 의하면 금년 7월 제2차 북한강제송환이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숨어 있어야하느냐고 묻는다. 현재 그들의 경우 꼭 북한당국이나 체포조에 적발안되더라도 러시아 경찰에 걸리면 아무서류가 없어 그대로 북한대사관에 인계될 우려가 많다.

한편 이러한 내용을 잘 알고있는 미월스트리드저널 로젯기자는 내게 "왜 한국정부는 벌목공에 대해 적극적이 아니냐"면서 "한국으로 데려가는데 시간이걸리면 안전을 위해서라도 UN에 등록을 시켜야하지 않겠느냐"고 의아해한다.현재 UN에 등록된 탈북자는 이중건씨 한명뿐으로 그는 1, 2차 인터뷰를 거쳐UN에서 인정한 그에 관한 서류를 발부해주었기때문에 최소한 체포돼 북한으로 끌려갈 위험은 없게됐다.

UNHCR의 모스크바 담당이며 변호사인 루벤박사는 "이상하게 북한인으로부터신청이 없다"고 지적하고 "UN에 등록하면 이를 심사해 곧 증명서류를 만들어주니 혼자 숨어있는 것보다 속히 등록부터 하는게 좋다"고 강조했다.또 그는 "이런 일들이 물론 간단하지 않지만 원하면 한국 인권 변호사에게편지를 쓸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 "이들은 정치망명이므로 어느곳이든 초청장만 있으면 UN에서 여행증명서를 만들어주어 원하는 목적지에 갈수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대사관측은 {러시아 정부가 UN의 간섭을 싫어한다}며 UN의 능력을 믿을수 없다는 태도. UN에서 무슨 서류를 만들어 주어도 러시아 경찰이 탈북자를 잡으면 북한에 넘길수 있다는 식이어서 그냥 조용하게 러시아정부의협조아래 벌목공문제를 진행시키고 있다고 대사관 책임자는 말했다.그는 기자의 벌목공 취재관심에 노골적인 반감을 표시하고 "기자에서 UN벌목공통역으로 직업을 바꾸었느냐"고 비아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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