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타}총리실 팩스 민청함 국민들과 폭넓은 교감

일본 하타정권은 비록 소삭약체에다 단명으로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국민의 소리}를 듣는데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적극적이다. 그 대표적 사례가 하타(우전자)총리의 지시로 총리실에 설치된 {민성함}이다.정권발족 직후인 지난달 11일 현국왕(아키히토.명인)의 연호인 평성을 인용해 {평성 메야쓰(목안=가늠)상}이라는 이름을 붙여 설치한 민성함은, 한달이지난 이달 10일까지 총3천8통의 의견이 밀려들어 예상외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구마가이(웅곡홍)관방장관이 최근 밝혔다.{국민의 소리를 직접 듣고싶다}는 하타총리의 아이디어로 총리실 2층에 팩스3대를 설치, 토.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누구든 팩시밀리를 이용해 직접 의견을 보내도록한 이 민성함에는 남녀노소는 물론, 멀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도 보내오는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하루 평균 1백여통씩의 {팩스제안}이 밀려들고 있다는 것.

내용도 각양각색이어서 전체의 약7할을 차지하는 국내정치와 연립여당 및 정부정책에의 주문을 비롯해 외교와 국제정치, 교육, 지방자치, 세제개혁, 그리고 과거문제까지 거론하는 따가운 내용이 많다고 관계자들이 밝혔다. 가령[하타내각을 사죄내각이라고 명명하라]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진짜 개혁정권의 기수가 되라]는 격려도 있었고 어떤 대학생은 [일류라는 국립대에 들어갔는데 시설이 너무 안좋아 과연 세계를 리드해 나갈지 의문]이라고 불평했다.기발하고 재미있는 내용도 적지않아 한 어린이로부터는 [미국의 링컨대통령처럼 하타총리도 수염을 기르면 어떠냐]고 제의, 관계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시간있을 때마다 팩스내용을 직접 읽는 하타총리와는 의외의 반응에 즐거워하면서 [건설적인 의견은 정책에 반영하고 가능하면 일일이 답장을 보내는 게좋겠다]고 이시하라(석원신웅) 관방부장관에게 지시, 그렇지 않아도 일손이바쁜 총리실직원들을 더욱 분주하게 만들었다.

일총리실은 팩스를 이용한 민성수집이 효과를 본데 착안, 총리관저에 PC통신망을 설치해 PC통신을 이용한 국민의 제안과 총리와의 의견교환의 장을 만들기로 하고 미백악관의 시스템을 연구하는등 준비에 들어갔다. 한편 총리실의{성공사례}를 본 경단련(경제단체연합회)도 최근 {맥스 민성함}설치를 결정하고 재계에 대한 국민의 소리를 직접 듣기로하는등 각계에 번져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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