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보선대사'에 힘모으기

국민당은 23일 당무회의를 열어 7월말에 있을 보궐선거에 독자후보를 공천키로 했다. 또 보궐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야권대통합논의는 유보하기로 했다.이날 당무위원들은 "대표들끼리 자꾸 만나는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혼란만 일으키고 있다. 대통합논의도 보궐선거전까지 응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역현의원은 김동길대표에게 "다른 야당대표와 한자리에서 찬물도 마시지마라"고 까지 주문을 했다는 후문이다.국민당은 또 이날 회의에서 신정당과 통합신당 당명을 '신민당'으로 하기로하고 당초 논란이 예상되던 지도체제 문제도 현 김동길대표체제를 신당과의통합전당대회 전까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는 보궐선거등 결전을 앞둔데다 아직 형태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신당이 지도체제 문제등 '밥그릇 싸움'으로 출범도 하기전에 와해되는 사태를 막아보자는 고육책으로 보인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지도체제와 관련, 세력이 나누어지고 파워게임 양상도 빚고있어 이를 조기에 불식시키고 당력을 전당대회와 보궐선거에 집중한다는 계산에서다.

국민당의 이같은 대보선 방침은 민주당과 연합을 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괜히 야권대통합논의만 무성할 뿐 성과도 나올것같지 않은 일에 매달리다 코앞에 닥친 보궐선거 전략에마저 혼선을 일으킬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여기에는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주, 녕월.평창지역에서 민주당보다는 득표력에서 앞선다는 자신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당력을 모아 추진하던 교섭단체 구성문제도 보궐선거 뒤로 미루기로 했다. 보선에서 선전을 할 경우 대세가 친국민당 방향으로 흐를 것이고 보선이 자연스럽게 입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인사들에게 입당의 명분을 줄것으로 믿고 있다. 그때가서 교섭단체를 구성해도 결코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보선에서 모두 다 선전끝에 2등을 하더라도 우리로 봐서는 의석을 셋 얻는것이나 다름없다"며 "그중에서 하나정도는 건질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국민당의 입장이다.

0...국민당이나 신정당의 인사들은 민주당의 적극적인 노력도 야권통합이라는'제사'보다는 신당돌풍을 잠재우려는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라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이 보선의 참패를 우려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23일 국민당당무회의가 끝난뒤 국민당의원들은 야권에서 돌아다니는 '30일민주당, 국민당, 새한국당 통합선언설'의 진위를 김동길대표에게 물었다. 국민당의 당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 소문에 대해 김대표는 "사실무근이다"라고 잘라 말하고 국민-신정 양당의 통합으로 제3의 교섭단체 구성이 가시화되는 것을 막기위해 민주당에서 퍼뜨린 소문에 불과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김대표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당내 일부인사들은 "김대표의 언행이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여전히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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