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베크.폭주족 천지 두류공원 "10대들 탈법온상"

23일 오후11시 대구 두류공원 롤러스케이트장.뒷좌석에 여자를 태운 10대폭주족들이 떼지어 호루라기를 불며 요란하게 달리고 있었다.

20m 떨어진 롤러스케이트장 한구석에서는 술을 마신 10대 대여섯명이 욕설을하며 패싸움을 벌이는 중이었다.

2시간후 산허리를 돌아 축구장옆 공원로에 늘어서있는 승용차안에서는 연인들이 행인들의 따가운 시선은 아랑곳 없이 낯뜨거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폭주족 아베크족 차량포장마차 행락객추태 패싸움등은 두류공원의 명물(?)이된지 오래다.

특히 여름을 맞은 요즘 두류공원은 대구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기능을 다하지 못한채 10대들의 '유흥장'으로 변했고 행락객들의 추태와 이들이 내다버린쓰레기로 심하게 병들고 있는 실정이다.

**오토바이 꼬리물어**

20일 자정무렵 달서경찰서 두류파견소내 한귀퉁이 의자에는 고등학교 중퇴자박모군(18)등 4명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웃음까지 지으며 잡담하고 있었다.이들은 오토바이 경주를 벌이다 단속나온 경찰에 붙잡혀온 길이었다.오후10시이후 롤러스케이트장과 성당못주변도로는 10대폭주족들의 '유흥장'으로 돌변한다.

입에 담배를 문 10대폭주족들이 삼삼오오 떼지어 모여있고 이들이 타고온 오토바이가 도로를 따라 꼬리를 물어 오토바이주차장을 방불케 한다.롤러스케이트장은 이젠 롤러를 타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수 없고 굉음과 함께내달리며 오토바이쇼를 펼치는 무대로 전락했다.

22일 오후8시쯤 공원을 찾은 최모씨(42.달서구 성당동)는 "10대폭주족들이이유없이 시비를 걸며 길을 가로막아 이젠 불안해서 제대로 쉴 수조차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단속나온 경찰을 비웃듯 겁없는 10대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굉음을 내며 경찰관사이를 달려나가기도 한다.

**낯뜨거운 장면 예사**

축구장 야구장 인근 공원로와 두류도서관옆 산책로는 밤이면 아베크족들의거리로 변한다.

22일 자정이 조금 넘어선 시각.

축구장부근 공원로에 줄지어 선 승용차 안에는 남녀가 앉아 밀어를 나누는중이었다.

몇몇 차안에서는 20대로 보이는 남녀가 의자를 뒤로 젖힌채 포옹을 하고 있었다.

**경찰단속 효과없어**

최근 이들은 불량배에 대비, 차에 시동을 걸어놓고 이것도 모자라서 범인퇴치용 가스총도 갖추고있다.

국민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공원을 찾은 김모씨(44)는 "공원곳곳에 아베크족들이 설쳐대 아이들을 데려오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두류공원의 탈법화에 일부 차량포장마차도 한 몫 거든다.

차량포장마차들은 옮기기 쉽다는 점을 십분 이용, 경찰단속을 교묘히 피하며10대불량배들이 모이는 장소마다 술을 팔고있다.

21일 오후11시쯤 성당못주변 차량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신 10대불량배 5명이자기들끼리 뒤엉켜 패싸움을 벌이기도했다.

회사동료들과 포장마차에서 자주 술을 마신다는 이모씨(32)는 "일부 포장마차주인들이 10대들에게도 버젓이 술을 팔아 자연히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두류공원이 병들어가는데는 공원을 찾는 행락객들에게도 문제가 있다.휴식을 취하러나온 시민들은 출입금지가 적힌 푯말도 아랑곳없이 잔디밭에앉아 휴식을 취하고 집에서 싸온 음식과 음료수를 먹고난뒤 숲속등 아무곳에나 버려 하루 이곳에서 나오는 쓰레기량이 10여t (2.5t트럭 5대분)이나 된다.두류공원 예수병원뒤 숲속은 60대노인들이 모여 수십만원대의 화투판을 벌이는 장소로 낙인된곳.

6월초 이곳에서는 전문도박꾼1명이 화투판에 끼어들어 판돈 80만원을 챙겨달아나다 순찰중인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단속인력 크게 부족**

10대불량배들이 '단속불감증'에 걸려있어 단속자체가 무의미하고 단속인력과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폭주족들이 설치고 차량들이 넘쳐나지만 경찰은 흔한 오토바이 한대 없이 도보순찰에 매달리고 있다.

달서경찰서 두류공원파견소장 서성용경위(51)는 "8명의 경찰이 1천명이나 되는 10대들을 단속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선도요원이나 자율방범대의지원이 아쉬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서경위는 또 "경찰단속이전에 학교도 학생들의 여가선용을 위한 프로그램을마련, 청소년들이 공원을 찾아 탈선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공원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락객들의 추태로 병들어가고 있는 공원을 이용객들 스스로가 높은 시민의식을 발휘, 자신들의 휴식공간으로 가꾸어나가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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