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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상식의 비상식화

얼마전 교우 한분이 병원에서 돌아가셔서 '사망진단서'를 떼느라 무척 애를먹었다. 종합병원이라서 복잡하고 바쁜탓도 있었지만 절차가 너무 복잡하고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했었다. 컴퓨터가 모든 처리를 하는 시대와는 너무나동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정작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은 '사망진단서'라는 용어였다. 국어학자는 아니지만 사망이란 '죽어서 망하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 아닌가? 사람이 죽었다는 표현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왜하필 죽어서 망했다고 표현하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특히 종교적인 관점에서는 죽음자체가 오히려 더 나은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요, 이 세상의 모든 괴로움과 아픔, 그리고 눈물을 씻고 행복하게 사는 첫출발점으로 이해하는데, 사망이란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표현이라 하겠다. 종교적인 관점에서가 아니더라도 인간세상과 이별한다는 의미의'별세'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여겨진다.그런데 우리사회에 이런 잘못된 상식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없다.또하나 생각나는 것은 교도소에 가는 사람들이 왜 한복을 입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한복을 한번도 안입고 오히려 서양 양복을 입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죄를 짓고 교도소에 가면 왜 한복을 입는지 혹은 한복을 입게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필자가 알기로는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조선사람은죄를 잘 범한다는 것을 일반인에게 인식시키고자 조선사람들이 교도소에 들어가면 계획적으로 한복을 입혔다고 하는데 이는 한복과 죄인이라는 무의식적인 연결로 조선사람들을 2등 국민으로 업신여기고 자기민족의 우수성을 내세우는 민족차별화 정책의 일환이었다.

그런데 해방후 50년이 된 지금까지 그러한 왜곡된 모습들을 아무런 생각없이 답습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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