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반세기 녹슨 빗장이 풀리려는가. 남과 북은 28일 분단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킴으로써 남북관계의 새지평을 열었다. 이는 한반도의 안위와민족의 장래를 크게 판가름할 대전기여서 {역사적 대사건}이라 부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회담결과에 따라 반세기동안 계속돼온 대립과 반목의 시대가마감되고 통일로 나아가든가 아니면 소득없는 일회용 쇼로 끝나 더 깊은 좌절과 불신만 안게 될지는 두 정상의 뜻에 달려있다 하겠다.어제 판문점 예비접촉에서 만난 양측 대표단은 온종일 씨름끝에 첫정상회담은 내달 25일부터 3일간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하고 나머지 문제들은 7월1일대표접촉에서 다시 협의키로 하고 일단 헤어졌다. 남북정상회담은 운영의 묘에 따라 다르겠지만 탈냉전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냉전상황하의 한반도의 기류를 완화시킬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되기에 그 기초를 준비하는 예비접촉이 양측의 양보로 성공리에 수습된 것을 일단 환영한다.그러나 북한은 상대방을 함정에 빠뜨리는 계교에 능한데다 위약을 밥먹듯 하는 집단이기 때문에 예비접촉에서의 단순한 합의를 두고 {쾌거}니 {성공}이니란 낱말을 앞세워 들떠서는 안된다. 앞서도 거듭 얘기해 왔지만 북한의 궁극적 목표는 남한을 배제시킨 가운데 미국과 회담을 벌여 핵문제를 일괄타결하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원자로지원등 총체적 당근을 취하겠다는 전략을 갖고있다.이번 남북정상회담도 이 전략의 일환인 각론에 불과하다고 본다면 우리는 미국을 비롯한 일.중.러시아등과 국제적 공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해야할뿐 아니라 내달 8일 제네바에서 열리는 미-북간 3단계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될 내용을우리정부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미-북회담에서 줄것주고 받을것받으면 남북정상회담은 유보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것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를 {문민정부가이뤄낸 빛나는 치적}이라는 사고나 김영삼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이룬 {역사의금자탑}이란 생각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역사에 남을 일을 하려고 하면 무리가 빚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역사적 과오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그래서 역사는 기록되는 것이지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의제.의전등 부수적인 사항은 다음 대표접촉에서 논의되겠지만 양정상들이 평소에 갖고있는 민족관이 서로 가슴을 연 상태에서 만나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쉽게 풀려나가리라 생각된다. 이제 남북의실무진들은 두정상이 만나는데 넘치지도 않고 모자람도 없는 착실한 준비를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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