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마침내 남북정상간 다음달 25일부터 2박3일간의 일정으로 회담을 개최한다는데 합의함에 따라 남북관계의 새로운 지평이 개막됐다. 비록 남북예비접촉단간에 10시간여에 달하는 마라톤회담이 있기는 했지만 남북정상간 만남이라는 50년 분단사상 초유의 {사건}에 단 한차례 회담만으로 합의를 끌어낸것 또한 남북회담사에 기록될만한 또다른 사건이다. 섣부르지만 정상회담을갖자는 북측의 진의가 확인된 것으로도 분석되고 있다.성사에는 우리측의 대폭양보가 있었다. 우리측 대표단은 {8.15평양회담 불가}{상호주의 관철}이라는 두가지 원칙을 세워두었다. 8.15평양회담은 북한이이때 개최하는 민족대회에 이용당할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고 따라서그것이 불가하기에 장소를 평양으로 양보하고 대신 시기를 당기는 한편으로2차정상회담은 서울에서 갖는 상호주의 원칙을 정한 것이다.이에따라 회담장에서 우리는 7월13-15일 서울1차회담개최, 8월22일 평양2차회담개최안을 제시한 반면, 북측은 {8월중순 평양, 단 8.15를 유념한다}는 안으로양측 다 이미 예상돼온 카드들로 맞섰다.
결국 이 문제는 전체회의-수석대표 단독회의를 거치면서 7월25일 평양이라는대전제에 양측 의견이 접근됐다. 우리측 복안대로 일단은 의견일치가 이루어진 것이다. 남은 문제는 우리측의 상호주의 원칙을 북측이 받아들이느냐는 문제.그러나 북측또한 이즈음에서 {회담분위기를 흐리게 하는 행동의 중지}를합의문에 넣자는 뚱딴지로 돌기 시작했다.
또다시 실무접촉회의-수석대표회의의 긴시간이 지나고 최종 확정된 합의문에는 상호주의원칙과 관련, {다음회담은 정상들의 뜻에 따라 정한다}고만 되었다. {회담분위기}부분은 {화해와 단합, 신뢰와 이해를 도모하는 방향에서 회담분위기를 좋게하기 위해 노력한다}로 삽입됐다.
결국 손익으로 보면 우리는 시기문제만 복안대로 관철시킨 반면 북측은 시기조차 정상회담이 끝나게 되는 7월27일이 자신들의 전승기념일로 삼는 날이란점에서 나쁘지않고 장소문제를 자신의 의사대로 관철하는 동시에 우리의 상호주의원칙을 애매하게 만들고 회담분위기 조항도 살리게 우리측이 대폭 양보를 취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측도 역시 예비접촉에서 의제문제를 전혀 꺼내지않음으로써 예전과 다른 실천의지를 보인점은 평가할만하다.
이같은 우리의 대폭양보가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김영삼대통령의 정상회담에 관한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우리측 대표단들이판문점으로 떠날때부터 지엽적인 문제에 얽매이지말고 회담을 성사시키라고주문했다. 또한 청와대에서 폐쇄회로를 통해 판문점회담장을 주시하고 있던김대통령은 우리측의 상호주의 원칙주장고수와 관련, 2차회담에 연연하지 말고 1차회담부터 성사시키라는 훈령을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홍구부총리에게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감이 서려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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