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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우유병 논쟁

우리나라에서 지난 한해 생산된 우유는 총 1백81만6천여t으로 종이팩이나 플라스틱용기등으로 포장, 판매된 것이 약 60억개에 달한다고 한다. 반면 지난89년부터 병제품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에 병에 담아 판매된 우유는 전무한것으로 나타났다. 이른 새벽에 신선한 우유를 담은 우유병을 가져와 전날 마신 빈병을 회수해가던 우유배달학생의 이야기는 이제 40대이후의 사람들에게서나 떠올릴 수 있는 추억에 불과하다.편리함을 이유로 등장한 60억개의 우유팩은 무게로 따지면 9만여t. 최고급종이로 재활용 가능한 귀중한 자원이 대부분 우유에 젖어 축축한 상태로 폐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몇해전부터 {우유의 고급화}를 내건 몇몇 유제품생산업체간의 경쟁이 가열돼 우유용기가 고급화되기 시작했다. 근사한 모양과 색깔을 지닌 이 페트병우유는 유명인사가 등장하는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판매량이 격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마시고 난 뒤의 페트병처리에 있다.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페트병은 쉽게 썩지도 삭지도 않는다. 일반가정에서 폐기된 페트병은 수거된후 일반쓰레기와함께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이 플라스틱은 장기간 방치해도 분해되지않고 소각하여도 일반쓰레기의 10배이상 고열을 발산해 소각로를 상하게 하며 PCDD,PCDF,PNA등 유독가스가 발생해 2차오염의 원인이 된다. 골치아픈 페트병의처리를 위한 수백억원은 시민들이 납부한 귀중한 세금에서 지출된다. 종래유리용기를 페트병으로 바꾼 것은 회수의 수고를 덜고 판매량 증가를 노린사업자(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있다)들의 이익을 위함인데 시민들이 처리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아무래도 모순된 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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