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겉도는 맑은물대책

겨레의 젖줄인 낙동강이 수질오염의 대명사가 돼버렸다.어쩌다가 이지경이 됐는지 낙동강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1천3백여만명의지역주민들은 이제 분노의 정도를 넘어 체념상태에까지 빠져 버렸다. 숱하게발표된 정부의 환경정책은 어디로 갔는지 지역민들도 물문제에 관한 한 지칠대로 지쳐버린 상태다.

정초부터 시작된 낙동강오염사고는 6월까지 네번째나 되는 등 당국의 요란한{맑은 물 공급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오염사고는 계속 터지고 있다.연초 낙동강의 상수원오염사태이후 정부는 낙동강환경관리청을 설립하고 92년7월 시.도로 넘겨줬던 지도.단속권을 되넘겨 받고 직원들도 대폭 보강키로하는 한편 하천감시를 위해 군병력까지 동원하는 등 수질개선에 강한 의욕을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당국의 외형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염사고가 그칠줄을 모르고 있으며 취수중단 및 급수중단사태까지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물론 낙동강오염사고가 정부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수질개선을위해서는 기업체와 업주의 환경에 대한 의지가 선행되고 시민단체들의 감시강화 및 정부의 환경기초시설에 대한 투자확대등 3박자가 맞아야만 가능한 것이다.

지난달 30일의 뒤늦은 취수중단조치에 대해 대구환경관리청은 [주민에게 불안감을 줄 우려가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일찌감치 판단, 미리 조치했다면 주민들이오염된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됐는데도 엉뚱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2일 오전 대구지방환경관리청을 항의방문한 민주당대구시지부관계자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지만 옛날에는 외양간을 철저히 고쳤는데 요즘은대충 고치고 마는 모양이다]라고 비아냥대며 당국의 미봉적인 환경정책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날 대구지방환경청장은 업체관리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디클로로메탄은 성인이 5백ppb가 함유된 물을 하루 2리터씩 70년간 마셨을 때 1만명당 한명꼴로암에 걸린다는 사실이 관련 보고서에 나타나 있다]며 [언론등에서 떠드는 것만큼 인체에 유해하지는 않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역환경책임자의 환경의식의 일단을 보는 것 같아 씁쓰레 할 뿐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