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유보칼럼-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

**이번이 두번째**남.북한 당국이 합작해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가 아닌가 한다. 물론 이번이라 함은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김영삼대통령의 {평양행}이 되겠지만, 그 첫번째는 박정희대통령 시절인 72년의 {7.4 남북공동성명}이었다할 것이다.

{7.4 공동성명}은 6.25전쟁이후 휴전선에서 총뿌리를 겨눈 채 서로 영원히눈만 흘기고 있을 것 같던 남&북한 당국이 만났던 것 자체가 충격과 흥분을불러 일으켰다.

그 이래 20여년 동안 남.북한은 만났다 토라졌다 하기는 여러차례 되풀이 했지만, 이번에 쌍방의 최고 정책결정권자끼리 만나기로 한 것은 통일문제에 대한 커다란 기대상승 효과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같은 기대는 마침내 추리소설로 비화하여, 김영삼대통령이 어떤 선물보따리를 가져올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고, 심지어는 그것이 국내 정치의 헤게모니 다툼에 미칠 파장에 대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남.북 정상회담을 둘러싼 성적표 매기기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김영삼대통령과 남한 정부당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임함에 있어 남한국민들에 대한 어떤 선물이나 자신의 정치적 입지 강화 또는 인기 강화에 조금이라도 흔들려서는 안되리라고 생각된다.

김대통령이 풀어야 할 과제는 {북한의 핵개발 의혹}으로 높아가고 있는 한반도의 군사적 재긴장상태를 낮추고 긴장이 해소되는 쪽으로 물꼬를 되돌려 놓는 것 단 하나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민족적대화가 더 중요**

북한은 현재 내부적으로 분명히 {핵개발}을 비롯한 군사력 강화를 통해 체제를 고수하려는 움직임과, 개혁과 개방을 통해 경제력을 강화하고 국민 생활수준을 향상하는 쪽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혼선을 빚고 있음에 틀림없다.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김일성주석이 긴장완화의 필요성을 진정으로 느낄 수있다면, 북한의 다음 정책적 선택은 자동적으로 개혁과 개방, 그리고 남.북의 교류 협력 강화 쪽이 될 것이다. 가시적 선물 보따리부터 챙기려 하기 보다는 무엇이 민족적 이익인가에 대해 터놓고 대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그러므로 차제에 남한당국도 다음과 같은 두가지를 유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하나는 전쟁사가 주는 교훈이다. 어느 시대이건 간에 강대국들은 나라밖에서 전쟁을 하지 나라 안에서는 전쟁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한반도는 19세기말부터 지금까지 1세기 동안 세차례 전쟁을 겪었다. 청.일전쟁, 노.일전쟁, 6.25전쟁이 그것이다.

여하한 명분으로도 어느 쪽이 더 유리하든 간에 한반도 내에서 다시 전쟁이일어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는 진실을 가지고, 김일성주석과 북한당국에게남.북한이 군사력 강화쪽으로 가는 것은 민족전체가 공멸로 가는 길]임을 끈기있게 주장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는, 선진국일수록 {21세기가 경제력 경쟁의 시대}가 될 것임을 인식하고 경제블록화에 적극적이라는 사실이다. EU나 NA아 ASEAN이나 중남미 등에서도 블록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대승정치 절실**

동북아도 이같은 추세에 대한 대응이 있어야 하는데 이에는 북한의 개방과남.북협력이 필수적임을 조리있게 설명해야 한다.

내년이면 우리는 {민족분단 50년}을 맞는다. 이제는 남.북한이 이념이든 체제든 양쪽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우월하냐는 경쟁의식을 벗어던지고 {화해와협력}으로 21세기와 맞서야 한다.

이같은 {의식의 반환점}이 선명하게 드러날 때 {분단의 역사}는 {통일에의역사}쪽으로 전환될 것이다.

남북문제, 민족문제 만은 국내 정쟁과 연관시키지 말자. 대승적 국민의식,대승적 정치가 바로 지금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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