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교직생활을 하다 보니, 스승의 날 같은 특별한 날이 아니라 하더라도 찾아오는 제자들이 무척 많아졌다.지난날 힘들게 공부했던 이야기들을 이제는 오히려 즐겁게 회상하면서 말을주고 받다 보면 아무리 손 아래의 어린제자라 하더라도 어엿하게 나름대로의인생을 걸어가고 있다는 진지함 앞에 경의로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의 모습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있는 한가지 사실은 내가 대학 강의실에서 열심히 강조하며 설명했던 지식의 내용은 잊어 버린지 이미 오래되었고 나와 함께 나누었던 분위기, 지나쳐 버릴수도 있었던 소소한 일들, 그리고 어렵지 않은 음악속에서 무한히 기뻐하고 즐기는 내 삶의 작은 모습들-이러한 것들을 더 자세하고 깊이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한경쟁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하나의 지식이라도 더 배워야 하고 그것도 남보다 앞서서 더 빨리 배워야 한다고 모두들 아우성이다.그래서 힘써 노력하여 그 결과를 얻었을 때, 크나큰 성취감에 만족하기 보다는 엄습하는 피로감에 억눌려 기진맥진했던 경우가 더 많지 않았던가? 산 꼭대기 위에 올라가 우뚝 서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자는 아니다. 산중턱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어디서든지 편안한 마음으로 안식할 수있는 쉼을 찾을 수 있으면 된다.
대학의 역할이 첨단의 지식과 기술을 추구함에 있음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지식의 전달 못지 않게 어떻게 살아 갈 것인가에 대한 지혜의 가르침도 대학 교육에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감한다. 인간의 삶은 나그네의 삶이요, 돌아가야 할 고향이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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