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중과외...{정밀지도}작성

김영삼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각계 전문인과 원로급인사들과의 만남을 본격화했다. 지난 4일 이북5도민회 간부, 서울 언론사 정치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상회담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5일에는민주평통위원들과의 다과회, 6일은 김수환추기경과 오찬면담을 가졌다.평양행에 앞서 다른 원로급 인사들과의 잇단 만남을 계획중이며, 이중에는전직대통령들과 김대중아태재단 이사장등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평양정상회담의 의제에 관한한 김대통령은 거의 입을 다물고 있다. 지금까지김대통령이 정상회담에 관해 언급한 내용은 이북5도민회 간부들과의 오찬에서 [이산가족 고향방문이 이루어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 전부다.

김대통령이 의제에 관해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간에 구체적인 협상의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것보다는 분단50년간 최대의 장애물이 돼온 남북간의 신뢰를 구축하는데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평통위원들과의 다과회에서 [평양에 가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간에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정부는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간의 실무접촉에서 회담의 의제는 물론 회담후인 합의서교환이나 공동성명, 공동기자회견등 형식적 회담성과에 큰 신경을쓰지 않았다. 우리측은 또 회담의 형식과 관련 북측이 한차례의 단독정상회담과 한차례의 확대정상회담을 들고 나온데 대해 단독회담의 횟수를 늘릴 것을요구해 관철시켰다. 모처럼 합의된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배려라고도 볼 수 있으나, 이번회담에서 정상간의 격의없는 의견교환 그 자체가가장 큰 성과라는 김대통령의 판단과 지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지금까지 정상회담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도 가급적 무거운 의제는 피하고 *이산가족 상봉 ?남북경협등 가벼운 의제에 집중하고, 무거운 의제에 관해서는 원칙적인 합의에만 주력한다는 쪽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에서 김일성북한주석이 과거와 미래의 핵투명성을 동시에 보장하고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어낼 극적인 돌파구 마련이 가능하다고 판단될경우에는 우리측의 중대한 양보안이 제시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김대통령이 각계각층인사들과의 여론수렴과정서 의제문제와 관련 가급적 언급을 피하는 것도 두 정상간에 보다 큰 문제에 관한 정치적 타협의 여지를 남겨놓으려는 김대통령의 배려라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정상회담이 합의된 이후 각계각층의 대북문제 전문가들을 청와대로 불러 남북문제에 대한 {과외공부}를 통해 어느정도 전문적인 경지에 도달했고, 나름대로 김주석과의 대담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인가도 결정한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어느선까지 양보할 것인가를 즉석에서 결정하기 위해서는 현안문제들에 대한 보다 정밀한 지도가 필요하다.

김대통령이 국가원로를 포함해 각계인사의 여론을 수렴하는 것도 가능한한모든 현안문제를 포함하는 남북문제에 대한 정밀지도를 작성해 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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