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네바 북-미 3단계회담 표정

예상대로 첫날 접촉에서 양국은 준비해온 보따리를 비교적 솔직하고 숨김없이 풀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국이 {북핵을 평화적으로 풀어가자}는 것을 비롯한 기본 입장에서는 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던 것이 바로 이같은 분위기에서 확인되고 있다.1차 접촉이 끝난 직후 강석주 북한대표와 갈루치 미국대표는 약속이나 한듯밝은 얼굴로 "이번 만남은 생산적이고 유익했다"고 말한 것은 의례적인 외교적 수사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 외교전문가들은 "우호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등의 평가보다는 이들 두 대표가 이날 사용한 {생산적이고 유익한회담}이란 표현이 한단계 더 강도가 진한 극히 만족스런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회담을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던 회담장주변으 일본.유럽등 외신기자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실제 이날 접촉후 강석주 북한대표의 공식 반응은 "우리나라와 미국간 일련의 관계개선을 위한 문제, 특히 핵문제가 매우 진지하게 논의돼 많은 공통점과 견해상 차이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조선반도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것등 원칙에는 이견이 없었고 다만 이의 실천을 위한 실무적 차원의 문제가 남았다"는 것이었다. 갈루치 미국대표도 또한 "모든 현안의 성격을 규정하되 생산적이고 진지했고 {광범위하고 진지하게}해결하자는 데에 대해서도구체적으로 논의를 했다"고 밝혀 비록 일괄타결이 아니더라도 타결가능성이있음을 시사했다. 이 두대표의 반응을 비교하면 북한이 더욱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여 당초 예상대로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극히 전향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IAEA의 핵안정준수 *NPT협정 의무 이행*한반도 비핵화 선언 이행등 크게 3가지를 요구, 북한이 이를 수락하면 미국은 북한과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경수로 전환을 도와주고 핵무기를포함, 대북 군사력 불사용을 선언하겠다고 약속, 사실상 핵개발만 포기하면그동안 평양측이 요구해온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도 이에대한 구체적인 대답 대신(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수로 전환*미국과의 관계개선 *핵및 군사력 불사용 약속(체제번복에 대한 불안) *불신제거문제 협의 등을 촉구했다한다. 결국 이같은 양측 입장확인은 그동안 양국이 주장해온 입장의 재확인이라 볼수 있지만 문제는 "두나라가 이같은 원칙을합의하는데 거의 이의가 없고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무적인 차원에서이견이 있었다"는 강석주 북한대표의 말대로 상당한 접근이 있었다는 점이다.이같은 회담의 중간 분위기는 양국대표가 회담에 임하는 자세에서도 전례없이 밝고 진지한 것에서도 나타났다. 이날 오전 회담이 끝난후 갈루치 미국대표는 통역과 다른 대표 1명만 회담장인 북한 대표부에 남아 근 2시간동안 강석주대표와 점심을 함께 하며 또다시 이마를 맞대었다. 이때문에 회담장 주변에서는 과거 1차회담때 마지막날 점심시간에 북한의 NPT잔류가 결정되고 2차회담에서는 미국의 경수로지원문제가 타결된 것과 연결지어 첫날 뭔가 담판이이루어지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회담은 두나라 대표들의 표현대로 생산적이고 유익하지만 그렇다고 현단계에서 성급하게 낙관이나 비관을 한다는 것도 금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것은 북한은 과거에도 회담 중간에 갑자기 태도가 돌변한 경우가 많았고 비록 남은 문제가 구체적이라고 할지라도 두나라는 물론 한국과 주변국 일본등 많은 나라의 이해가 깊이 관련되어 있어 갈수록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회담의 윤곽은 9일 2차접촉을 가진후 10-11일 휴회를 한후 본국의 훈령을 받아 재개되는 오는 12일 세번째접촉을 끝내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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