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조문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면서 김일성사망이 이제 대북문제가아닌 국내문제로 비화되고 있다.특히 북한이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방송등을 통해 대남전술을 취하고 나옴으로써 조문파문이 국론분열의 양상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정부는 조문에 대해 엄단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고 정치권은 {정부 허가없는조문 반대}라는 공식입장을 취하면서도 조문발언에 대한 공방에 더욱 불을지피고 있다.
0---청와대는 이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하면서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정대립과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눈치다.15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김일성북한주석이 사망한 후 북한의 정정이 유동적이고, 핵문제를 비롯한 북한의 대외전략이 분명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지금이 향후의 남북관계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점]임을 들어 [분열과 대립보다는일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라며 정치권의 소모적인 논쟁을 못마땅해 했다.
청와대는 우리 정부가 김주석 사망에 조의를 표한다거나 조문사절단을 파견해야한다는 주장은 국민감정상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반응을 보이면서도,여당권에서 일부 정치인의 주장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청와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은 김일성주석에 대한 평가문제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조문논쟁의 양측은협상이라는 현실논리와 김일성주석에 대한 평가문제를 혼돈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삼대통령은 김주석의 사망으로 남북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을 몹시 아쉬워했고, 우리 정부는 북한에서 김정일을 중심으로 한 권력승계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 정상회담에 대한 남북간의 합의가 유효함을 천명했다.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남북문제는 대화로 풀수 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또 김주석 사후 미.일.중.러시아등 주변열강이 유동적인 한반도 정세를 한치라도 자기편에 유리한 쪽으로 돌려놓기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통해 남북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15일 김대통령과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통해 한-미-일 3각 공조체제를 재확인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우리정부는 김주석 사망후에도 북한과의 대화분위기를 깨트리지 않기 위해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언행은 삼가해왔다.
민자당은 14일 국회본회의에서 조문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진후 강경입장으로선회,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나섰다.
민자당은 15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조문절대불가및 위법자 단호한 처리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박범진대변인은 [남북화해와 공존모색의 새로운 시작이었던 정상회담 개최합의만으로 반세기간 지속된 냉전적 대결과 반목이 벌써 해소된듯 착각해 김일성의 역사적 죄과를 망각한 언동을 서슴지 않을 경우 국민적 심판을 면치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자당은 비판대상을 {일부 야당의원}으로 한정, 조문 찬성파와 반대파를 분리 대응함으로써 민주당이 스스로 당내입장을 정리토록 유도하겠다는의중을 드러냈다.
민자당이 이같이 강공을 취하고 있는 것은 조문 파문으로 인한 국론분열을막겠다는 인식외에 이번 기회에 민주당을 거세게 몰아쳐 타격을 줌으로써 향후 정국운영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여당의 이같은 고단위공세에 대해 야당을 흠집내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비난하는등 그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문제의 장기화가 결코 유리할 게 없다는 계산아래 조기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5일 대구수성갑지구 선거대책본부 현판식에 참석한 이기택대표가 [문제의 조문발언은 당론이 아닌 개인발언]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조문파동의 당사자인 이부영의원도 [남북화해와 정상회담의 성공적 진행을위해서도 이같은 소모적인 논쟁은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은 조문발언이 당론이 아님을 확인하면서도 여당의 이의원에 대한 공격을 {신판 매카시즘}이라고 비난하고 특히 이의원의 정보위 제외주장에 대해서는 [군사독재정권의 구습을 답습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민주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조문파문이 내부적 알력과 입지에 어려움을 초래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아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결국 김일성 조문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가 비생산적인 논쟁에 계속 매달리는모습은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눈에도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점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보다 분명한 입장정리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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