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악성-{아미고}정신을 배우자

{닭다리를 혼자 뜯어먹은 자는 말 안장을 혼자 들어 올려야 한다}중남미 지역 속담의 하나다. 제혼자 좋은것 다 챙기는 이기주의자는 힘들고어려운 일을 당했을때 주위의 협력을 못얻는다는 속뜻이 담긴 말이다.집에 불이 나도 {이왕 나버린 불, 곁불이나 쬐자}는 또다른 속담이 있을만큼낙천적이고 나태해 보이는 그들 중남미계들도 닭다리 속담의 교훈대로 동류끼리의 단합과 의리는 남다른 구석을 갖고있다.{아미고}정신이 바로 그것이다.

{친구}라는 의미의 아미고(amigo)는 브라질의 일상용어중에서 가장 의미있게쓰이는 말이다.

어떤 거래든, 대인관계든 아미고 한마디면 모든 문제가 쉽게 풀리는 마력을갖고있는 단어다.

낯선 사람을 소개받을때도 [나의 아미고다]는 한마디면 즉석에서 소개를 해준 사람과 똑같은 신뢰와 친근감을 품고 대한다. 절대 제나름대로 따로 의심하거나 재보지 않는 것이다.

싸움을 하다가도 화해를 하게되면 {아미고} 한마디로 깨끗하게 끝낸다.그러니까 {아미고 정신}은 바로 신뢰, 협동, 양보의 정신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월드컵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던 브라질의 숨은저력중의 하나가 바로 그 아미고 정신이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

월드컵 MVP로 뽑힌 로마리오 선수도 [친구인 베베토와 공격 {투톱}으로 짝지어주지 않으면 대표팀을 떠나겠다]고 했을 정도다. 제혼자만 스타가 되는 것보다는 동료와 함께 협동속에서 영광과 고통을 나눠갖자는 정신이다.브라질선수들의 대부분이 부모가 지어준 본명보다는 아미고 들이 붙여준 어릴적 별명을 더 소중히 여기고 많이 쓴다.

이번 월드컵대회 선수명단에도 본명보다는 별명을 주로 썼을 정도라고 한다.베베토도 실은 {호세}로 불리길 좋아하고 자르징요도 {호르헤}란 별명으로더 잘 통한다.

펠레도 동네 아미고들이 붙인 이름으로 축구인생을 보냈다.팀웍과 자기희생을 통한 협동이 중요한 축구에서 그러한 아미고정신이 세계제패 4회라는 위업을 가능케 했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월드컵을 끝내면서 우승국인 브라질로부터 무언가 한수 배울게 있다면 바로 그 아미고 정신이 아닐까 여겨진다.

지금 정치권의 다툼과 환경.질서 모든부분에서 갈수록 흐트러지기만 하는 이기적 시민의식 들을 보면서 정말 아미고 정신이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수없다.가뭄 식수난 하나만 해도 {이웃집 먼저 충분히- 우리집은 나중에 조금}이란아미고 정신이 있다면 따로 무슨 절전 절수운동이 필요할까.국회조문시비 역시 애초부터 국회내에서 조용조용 친구쪽 의견을 더 경청해주는 아미고 정신으로 지혜로운 대응방법을 의논했으면 쓸데없는 국론분열시비도 그처럼 요란스러울것 없었을 터이다.

요즘 관심을 끌고있는 보궐선거를 돌아봐도 그렇다. 내가 꼭 한골 차넣어서스타가 되고 싶지만 나보다 더 나은 슛 위치에 있는 친구에서 보내 더 확실하게 골을 성공시켜 영광이 친구와 조국에게 돌아가도록 하는것이 축구에서의아미고 정신이라면 대구 수성갑 보궐선거에서는 그런 아미고 정신이 부족해보인다.

민주국가에 누구나 입후보는 자유다. 그리고 그 숫자가 한명이 되든 수십명떼를 지어 입후보하든 그것 또한 자유다.

그러나 전례없이 많은 후보들이 경합하고 있는 보선분위기를 보면서 느끼는것은 서로 나만이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생각만 넘치고 과연 누가 골을 나보다 {확실하게} 성공시킬수 있는 위치에 가장 가깝게 서있는가를 생각하고 있는지는 개인적으로 의문스러워 보인다.

너도 조금차고 나도 조금차고 이리저리 잔발짓만 하다가 표만 흩어놓고 정작골을 넣는 사람은 대구사람이 그다지 덜 원했던 사람이 넣게 되는 경우는 없을 것인지.

하긴 어느 누구도 어느 후보가 골 성공확률이 높은 위치에 서있는 후보라고단정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평균 감각이나 직감과 같은 필링(feeling)으로 내심 찍어볼 수는 있어도 내놓고 말할 수도 없다.

다만 산표의 부작용으로 참으로 원했던 인물이 불리해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순수한 바람에서 {아미고}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선거뿐아니라 모든 구석구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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