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표라도 더"...가족들도 발벗었다

돈을 묶어 조직선거가 어려워져 보궐선거 후보들의 입과 발은 피곤하다. 특히 개인연설회를 무제한 허용해 욕심은 나고 심신은 더욱 고단하다.보다못한 후보 가족, 특히 배우자들이 직접 연설대에 오르거나 골목을 누비며 후보 못지않은 득표활동을 하고 있다. 찬조연설을 금지시킨 것은 과열을방지하려는 것이지만 후보 가족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수성갑**민자당 정창화후보의 부인인 김현동씨(50)는 정후보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른다. 특히 합동연설회가 열렸던 지난 23일 만촌국교에서는 어깨띠를 매고 4시간동안 정문에서 인사하고 연단뒤를 돌며 지지를 부탁했다. 무소속 김태우후보부인인 이미경씨(42)와 함께 이날 가장 극진한 후보 배우자란 평을 들었다.특히 가두연설회를 시작하자마자 정후보가 목이 잠겨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연세대 의생활학과 대학원 3학기인 딸 연선양(24)도 어머니와 함께 연신 고개와 허리를 90도이상 숙여 주위의 칭찬을 듣고 있으며 나름대로 정치관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0...민주당 권오선후보는 수성갑에서 부인 득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후보라는게 중평이다.

이미경씨(42)는 공사판에서 참집을 해 남편 뒷바라지를 해왔는데 지난 18일권후보가 가두연설회중 목이 잠기자 연사로 나섰다. 지금까지 수십회 연설회를 가진 이씨는 연설대에 오르면 가냘픈 목소리로 [선거법이 바뀌어 연설을하게 되었는데 연설을 잘못해 죄송하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연설연습을 해둘텐데|]라 미안해해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이씨의 연설은 지역에 퍼져있는 민주당 거부정서를 극복하는데 특히 효과가 있다는 풀이다.0...신민당 현경자후보는 남편이 감옥에 있어 큰 득을 보지못하고 있으나 연세대 정치학과 대학원 1학기인 딸 지영씨(23)가 나서 한몫하고 있다. 지영씨는 25일부터 친구들과 함께 온종일 버스를 타고 왔다갔다하며 어머니의 홍보물을 돌리고 있다.

박철언전의원은 부인을 후보로 내세운 이후 답답했는지 감옥에서 각종 선거전략을 짜 선거캠프에 전달했다. 그러나 박전의원의 아이디어는 이미 진행되고 있던 방향과 별다를바 없어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현후보를 격려해 전의를 다지는 역할은 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한때 박전의원의 육성 연설을 가두방송할 계획도 세웠으나 현후보의 연설이 수준급이고 녹음하기도 쉽지않아 고려치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주시**

0...[남들이 나를 쪼다라고 하는데 옳다. 나는 쪼다다. 그러나 처인 림진출후보가 경주를 위해 하는 일이라면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이웃아저씨를 연상케하는 김교봉씨(54)는 스스로 자신이 부인인 민자당 림진출후보를 내조하는 집사람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키 1백65cm의 작지만 풍체를 갖춘 재일교포 3세 실업가인 그는 보기와는 달리 5분여간의 짧은 연설을통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그는 남편이 처의 선거운동을 한번도 아닌 네번째에 걸쳐하는데 따른 비아냥거림에 대해 자신의 정치성은 오히려 아내보다 나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주는 처가 자란 곳이고 또한 경주를 처가 더욱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처인 림후보에 대해 [얼굴은 뽀족해도 의리가 있고 성실하며 또한 눈물도 많다]라며 그의 나이 60이 넘으면 모든 사업체를 경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0...민주당 이상두후보의 부인 권형숙씨(45)는 요즘 경주시내에서 눈물을 몰고 다니면서 유권자들의 동정심을 유발시키고 있다.

영남대 미대를 졸업한 권씨는 현재 제일생명 신라영업소장으로 휴가를 내 남편의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

권씨의 경우 연설내용보다는 이곳 경상도에서 야당정치인의 아내가 겪는 고충에 대한 생생한 체험담이란데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가냘픈 인상을 주는 권씨가 연설을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눈시울을 붉히며[선거에 떨어지고 고향사람 보기가 창피해 몇번이나 이사갈 것을 조르기도 했다] [1년반짜리 국회의원 한번 뽑아주고 안되면 다음에 떨어뜨리면 되지 않느냐]라고 호소할때는 연설회장이 순간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인다.0...무소속 김순규후보의 부인인 김현경씨(51)는 [여자가 설치면 오히려 득표에 해가 된다]라며 가두연설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설명했다. 충남 금산출신인 부인 김씨는 지난17일 마산에서 경주에 와 닥치는대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사하고 있다면서 [남편 혼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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