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바뀌는 선거문화

선거문화가 바뀌고 있다.새 선거법이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원칙에 따라 그동안 부정부패의 온상이었던 {돈}을 묶음으로써 불가능할 것으로 느껴온 선거문화의 혁신이 성큼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타락.금권등 사라져**

대구 수성갑과 경주시, 영월.평창 3개 지역의 보선이 이제 6일 남았다.후보등록후부터 지금까지의 선거분위기를 지켜본 결과 선거혁명은 공허한 꿈이 아니라는 기분이 든다.

고대로마의 공화정치에서도 공무원을 선거로 뽑고 선거에 당선돼야 요직에발탁될 수 있었다. 따라서 선거가 잦을 수밖에 없었고 그 타락상은 지금까지의 우리선거와 흡사하다하여 가끔 비유되어 왔었다.

당시 선거에 이기는 3대 조건이 첫째는 돈, 다음이 연줄, 셋째가 이름값이었다.

그때는 정치가로서의 경륜이나 인물의 됨됨이 따위는 이들 조건앞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때 벌써 박수부대가 있었고 각종 유언비어, 흑색선전, 매표행위등 타락행위가 난무했던 것이다.

우리 선거사도 고대로마와 다를바 없었다. 선거때마다 {공명}을 외쳤지만 행동은 늘 반대였다. 황금만능주의, 뿌리깊은 관료사회, 정경유착과 극단적인이기주의, 한탕심리등에 편승, 선거때마다 타락과 부정시비, 금권선거로 얼룩져 왔던 것이다.

그로인해 재능있는 인사들이 돈이 없고 정당공천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낙선되기 일쑤였다.

지난 44년선거사에서 우리 유권자들이 후회없는 대변자를 뽑았다고 자신할만한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오히려 비선량한 사람을 돈이 많고 집권당의 공천을 받았다고 해서 {선량}으로 뽑아준 적은 없는가.

**새 선거법의 시험대**

이번 선거가 새 선거법에 따른 첫 공명시험대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다.김영삼대통령이 선거를 다시 치르더라도 위법은 용서치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고 잘못 걸리면 당선되어도 무효일 수도 있다는 강박관념이 후보들로하여금 돈을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도록 옥죄고 있는 듯 하다.예전 같으면 이미 선거 열풍이 휘몰아쳐 시끌벅적거릴만도 한데 이번만큼은조용하다.

합동연설회장에서도 후보자연호나 박수부대가 현격하게 줄어들었고 예전 같으면 입구부터 지지자들이 도열해 홍보물을 마구 떠 안겨 유세가 끝나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던 모습도 찾아 볼수 없었다.

새 선거법이 자원봉사자에 대해 식사제공까지 금한다거나 무소속 후보들의선거운동불이익등 현실과 다소 맞지않은 점도 불거지고 있기는 하다.또 전화홍보등 정당이나 여론조사기관의 겹친 전화홍수로 더위에 지친 유권자들을 짜증나게 하기도 했다.

**유권자도 주권의식을**

그러나 새 선거법은 분명 정치 후진성을 탈피할 호기를 가져올 것임에 틀림없다.

이 기회에 우리는 유권자의 주권의식도 찾아야겠다. 이제까지 선거부패의 절반은 유권자의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돈에 유혹돼 주권을 팔 이유도 없어졌다.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면면을살펴 진짜 지역의 일꾼을 뽑기만 하면 된다.

누굴 뽑는가는 유권자 몫이다.

이사람이야말로 수성구민과 경주시민을 대표할수 있겠구나 하는 후보자를 냉철하게 판단하자. 그리고 시민 여론을 분열시키는 어떠한 말에도 귀를 기울이지 말자. 보선으로 초래될 심적 물적 후유증을 최소화시켜 내년 4대 지방선거의 시금석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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