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위의 물이 다 어디로 가있는지 가뭄으로 땅이 타들어간다. 감히 짜증낼일도 아니고, 이 거듭되는 수난의 {수요일}에 잠시 생각해볼 일이다. 어느시인의 사순절 {연도}에는 {...훨훨 타버린 한 줌의 재가 우리를 이끄는도다}라는 시구가 있다. 시의 의미는 그리스도의 수난으로 상징되는 무구한 인도사상과 생명의 순환을 형상화한 것이지만, 그 한줌의 재는 지금 이 땅의 우리들 이마위에 여전히 뿌려지고 있다.그러나 더 목마르고 훨훨 타버려야 알까. 진정으로 고해성사를 바치는 시는갈라진 땅에 입맞추며 죽어가는 산야의 뭇 푸성귀들뿐, 사람의 자식들은 {산캉스}다 {바캉스}다 백화점 매상 올리는 에스컬레이터에 편승하여 산으로 바다로 여전히 쓰레기를 몰고 다닌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얼마나 거대한 우주의 흐름속에 몸담고 있는가. 월화수목금토일요일, 일주일 주기의 나날들로 해와 달의 음양이 상생하여 물과 불을다스리고 뭇 생명들을 키우며 거두는 우주 생성과 순환의 이치를 형상화하고있다. 이와같은 순환의 이치속에 몸담고 있으면서 사람들은 그것을 깨지 못해 안달을 하는 듯 마구 나무를 베어내고 물을 오염시키고 땅을 초토화시켜가고 있다. 어찌 비 안오시는 뜻이 먼 데 있으랴. 더위를 피해 냉방기를 돌리면 돌릴수록 프레온가스는 더 따끔한 폭염을 몰고 올 것이며, 비닐조각 하나땅에 버려둘때 그만큼 물의 순환구조도 깨져버리는 일임을 우리는 알고 있지않은가. 심지어 연일 {목타는 땅}을 대서특필하는 신문들 조차 경쟁을 위해지면을 늘리는 만큼 더 많은 나무가 어디선가 베어진다는 사실을 알면서 왜외면하는가.
유다의 배반이 끝내 {재의 수요일}을 몰고 왔듯이 점점 더 자연의 신성을 배반해가는 우리 모두는 이 시대의 유다라고 해도 망언은 아닐 것이다. 이대로간다면 더이상 한줌의 재가 우리를 이끄는 일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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