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8.2보선 내년선거밑그림 그리기

수성갑의 결과가 대구지역의 정치 판도형성에 {태풍의 눈}이 될것이란데 이견을 갖는 정치인은 드물다.지난해 동을보선과의 연장선상에서 수성갑을 보기 때문이다. 또 대구는 타선거구의 여론이 투표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1개 선거구 성격을 갖고있어 수성갑의 결과가 곧 내년 4대지방선거및 총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고정관념이 형성돼있어 쏠리는 관심또한 높다.

수성갑이 예상대로 민자당 정창화후보와 신민당 현경자후보의 각축전으로 치닫자 가장 조바심을 내는 이는 민자당과 신민당 소속 국회의원이다.지난주에 대구에 내려온 민자당 소속 모의원은 수성갑의 비민자표 성향에 대해 귀동냥하며 {져서는 안된다}고 되뇌이면서도 불개입 선언을 해둔 터라 안절부절 못하고있다. 그는 "이번에 수성하지 못하면 지방의원, 관변단체장등기존 여성향 정치인및 정치지망생의 탈민자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면서 "새선거법의 실시로 조직선거가 어려워진 마당에 어디에가서 표를 얻느냐"고 반문했다. 승리할 경우 사정은 다른데 지난해 동을보선 이후 다소 약화된 민자당의 결집력이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신민당 소속 의원들도 현경자후보에게 목을 매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정치적입지 향상을 노리고 다급하게 연합한 국민-신정당은 수성갑에서 패배할 경우신민당의 존립자체가 위험하다는 것을 굳이 감추지는 않는다.그러나 이길 경우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문제없으며 민주당과의 야권통합 논의에서 헤게모니를 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가장 답답한건 민주당인데 "동을보선에서 꼴찌한데다 수성갑에서 마저 약진하지 못하고 주저앉으면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의석은 고사하고 공천자체도어려울지 모른다"며 걱정이 태산이다. 모위원장은 "완패할 경우 탈당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는다.

민주당으로서는 민자, 신민 어느당이 이기더라도 마음이 편치못하다. 민자당의 승리는 민주당의 입지를 없앨 것이며 신민당의 승리는 제1야당으로서 체면이 말이 아니라 고민한 것이다. 민주당은 최소한 1만표이상 득표로 3위권내에들어 그래도 무소속보다는 낫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의 하한선으로 잡고 있다.

지방의원과 정치지망생들의 눈치작전도 치열하다.

민선 대구시장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는 서울거주 모인사는 요즘 수시로 대구에 내려와 수성갑의 민심향배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시의원들 가운데에도 민자당이 지면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이들이몇몇 있다. 모의원은 "수성갑의 승리는 민자당 천하를 구가하는 신호탄이 되겠지만 패배할 경우 당에 대한 매력을 잃게 만들어 무더기 탈당사태가 일어날것"이라 예견했다.

몇몇 의원들과 민자당 공천희망자들은 수성갑이 자신의 차기당락과 직결된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선거전에 뛰어 들어 득표활동을 벌이기도 한다.다양한 정치세력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민자당이 이길 경우 그리는 정치구도는 한결같다. 현구도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거다.

그러나 신민당이 승리할 경우에는 다르다. 신민당이 이기더라도 정치지망생들의 앞다툰 줄서기는 없을 것이며 당분간 절대 강자가 없는 정치세력의 혼재현상이 일어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신민당관계자들은 신민당의평가절상이 분명이 이뤄질 것이라며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경주지역도 마찬가지다.

현재 경주시민들의 정치의식이 이전과 비교, 여당일색에서 뚜렷이 탈피하는등 상당히 달라졌다는데는 이구동성이지만 정도문제에서 견해차이가 있다. 그래서 얼마나 변했는지에 매우 궁금한 것이다. 특히 김영삼대통령이나 민자당에 대한 지지도평가의 바로미터도 될수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정치적 간판을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기 때문이다.

출마희망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뭐니뭐니해도 민자당간판을 다는게 낫느냐"하는 점이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민자당후보가 떨어지면이번 선거자체가 당이나 정책대결이라기보다는 후보대결이라는 측면에서 단순화해서는 안될 것이지만 민자당에 대한 호감이 감퇴할 것임은 분명하다. 민자당이 이긴다면 민자간판은 여전히 인기를 끌 것이다.

경주시의회의 모의원도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나름대로 전략을 다시 짜야한다"면서 "예전에는 당간판을 따내고 당에 잘 협조하는게 주였지만 앞으로는 조직기반이 제일 핵심적인 요소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돈못쓰는 선거에 대한 대응책을 이들에게 강요하고 있다.

또다른 모의원은 "과거 조직은 돈으로 움직였는데 이번 선거를 통해 조직이 무력화되는 것을 직시했다"고 털어놓으면서 "사실 소수정예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하지만 그것도 돈없이 가능하냐"며 근본적인 회의감을 전달했다.야당출신의 모정치지망생도 "만약에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후보의 득표율에따라 이곳에서의 야당출신의 정치지망생의 수가 결정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경주에서의 야당존립의 갈림길로 간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이 인사는 그러나 "이곳은 대구정도에는 못미치겠지만 새 정부에 대한 불만이 대단하다"면서 "경주가 이제는 야촌은 아니겠지만 여촌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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