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치호씨 민자당무회의서 강경발언

10일 당무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은 민자당사5층 당무회의실. 평소 당운영에 대해 수시로 문제점을 지적하며 민주계실세들에게 {미운털}노릇을 하던이치호당무위원은 이날도 한마디 했다.[마지막 발언기회니 할 말은 해야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보통때 보다 발언시간도 훨씬 길었다.

당내의 반응은 대조적이었다. 민주계는 미운 털이 박힌 이위원의 지적에 {또시작}이라는 불쾌한 표정이 역력했고 민정.공화계는 말은 안하지만 {사실 맞는 말 아니냐}고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일부에서는 이날 그의 발언이 평소 {수위}를 훨씬 넘는 것이어서 [당에 대한 고별사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탈당의 수순이라는 성급한 해석도 나온 것이다.

그는 먼저 대구보선 이야기부터 끄집어 냈다. 패배의 원인을 단순히 {대구정서}때문이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후보자와 함께 열심히 뛰었으나 벽에 부딪혔다]며 [지난해 동을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대구사람들의 대권상실 공허감과 옹졸한 지역감정으로 패했다는 분석은 대구시민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TK정서라고 못 박으면 다음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패배할 것]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정부인사정책과 일부의 사상성문제에 대해 지적도 있었다. 이위원은 [좌파를척결하지 않고 정부의 인사정책을 시정하지 않으면 대구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민자당이 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정부의 인사에 대해서도 그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인사는 대통령이 전권을 갖고 있다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집권여당으로 정권을 창출한 만큼 인사정책을 건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그는 [청와대도 사상검증이 필요하다]며 일부인사의 사상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좌경과 전면전을 해야 하고 인사개편을 하지 않으면 이나라가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당이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위원은 또 당의 권위적인 운영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했다. 아무런 상의도없이 당무위원으로부터 일괄사표를 받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었다. 그의 이날 발언은 한마디로 {당이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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