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네바회담}후의 북-미 관계

북미3단계회담 1차회의 최종일인 지난 13일 새벽1시(한국시각 오전8시)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에는 양측관계의 획기적 개선을 자축하는 리셉션이 있었다.이날 미 갈루치 수석대표를 포함한 미대표단 전원은 북측으로부터 뱀술을 마시고 얼굴이 불그스레 달아오르고 있었으며 만면엔 미소를 시종 잃지 않았다.북측 또한 상기된 표정으로 만족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였다.지난 45년이후 양측관계가 이날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이는 것은 아마{최초의 일}이라 여겨진다. 일단은 양측이 앞으로 해야할 {공동목표}를 설정했다는 안도감과 성취감에서 동반자적 관계정립을 향한 첫 일보를 내디뎠다는교감이 교차되어 밀월분위기를 자아냈을 것으로 보고 싶다.미측이 그렇게도 끈질기게 요구했던 핵투명성 보장에 관한 분명한 북측 반응이 긍정적으로 제시됐고 북측은 그에 따른 각종 당근보따리를 한꺼번에 품안에 거머쥠으로써 {빵과 에너지}를 갈구하는 주민기대를 실현시킬 돌파구를 찾게됐기 때문에 양측은 협상결과에 서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것이다.이러한 외관적 축하 분위기 못지않게 앞으로 양측이 순조럽게 시작된 공동합의자세를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 또한 중대한 책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적으로 볼때 상호협력 또는 평화공존의 확고부동한 합의 또는 조약이 물거품으로 순식간에 돌변한 사례가 얼마든지 있었고 그에따른 위기고조와 전쟁발발이 돌이킬수 없는 앙숙관계로 연결됐던 전례또한 비일비재했기 때문에 양측은{선의 의지}를 향한 신뢰와 공존의식을 쌓는것이 이제부터 가다듬어야할 숙제라 할 수 있다.어디까지나 이번 합의사항은 하나하나가 상대방의 사전양보의 강도에 따라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이행조치가 표출되기 때문에 그에따른 실천여부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는데서 결코 손쉬운 협상이었다고 자평만은 할수 없다.아직도 특별사찰을 놓고 북측의 과거부문양보와 수용시기 그리고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 이행시기.사용후 연료봉 궁극적처리(물론 현단계 재처리불가약속은 받아놓았지만)등 미결사항은 없지않다. 그에 못지않게 미국은 경수로지원을 놓고 한.일 양국정부와 국민여론을 무마하고 설득하는 주선작업과 북.미양측의 전반적인 관계개선으로 인한 북측의 우려되는 행위(외화벌이 노골화및테러확산의 탈법기도)를 견제해야만 하는 일 또한 결코 가볍게 넘길수 없는지난한 당면과제를 안고있다.

앞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전문가회의에서 얼마만큼 경수로 기술전환과 폐연료봉 보관및 처리.대체에너지제공및 연락사무소개설에 관한 {가시적 결실도출}이 제1차적으로 {이번합의}를 꽃피울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남북 비핵화선언이행에 대한 분명한 실천의지가 북한이 미측은 물론 한국을 포함한 총체적인 한반도 화해기류조성의 전제조건임을 명심, 남북관계개선에 대한 성의를 아울러 보여줘야 할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