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해 엇갈리는 {TK선두주자}

김윤환과 정호용. 두사람은 민자당의 8.17시.도지부장 개편에서 경북과 대구를 각각 맡게됐다. 여권의 가장 강력한 지지세력에서 자꾸만 멀어지고 있는TK의 한 쪽씩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두사람은 나이도 같고 고등학교도 경북고 32회 동기동창이다. 그러나 두사람의 사이가 그다지 원만한 것 같지는 않다.정의원이 89년 사퇴파동을 겪을 당시 김의원은 반대편에 서 있었다. 지금은한배를 타고 있지만 감정의 앙금은 아직 남아 있을 것이라고도 한다. 김의원과 정의원은 한때 과천의 이웃에서 살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금은 사는곳이 다르다. 두사람의 관계가 두집간 거리만큼이나 가까이에서 멀어졌다고도한다.

그런 두사람이 앞으로 대구.경북에서 {T}와 {K}를 서로 나누어 맡게 된 것이다. 중진과 실세가 대거 전면에 나선 이번 개편에서 나름대로의 위치를 인정받아 일정한 역할을 맡게 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개편이 역할도 없이조용하게만 지낸 이들에게는 분명 하나의 전기가 될수도 있다. 물론 그 반대의 측면도 없지 않다. 권한 만큼 책임도 져야하기 때문이다.두사람이 신정권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김의원은 누가뭐라고 해도 김영삼정권 창출에 자타가 공인하는 {1등공신}이다. 그리고 TK의 맹주로 간주돼 왔다. 다만 그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그런 상황에 대해 {대망논}을 주장하며 기다려왔다. 일부에서는그가 차기 당대표를 노린다고 점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당대표가 아닌경북도지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당연히 성에 차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는 내정설이 나돌때부터 고사의 뜻을 전했다. 1년반이나 쉬고난뒤 경북도지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비쳐졌다. {TK}에서 {T}가 빠진한쪽을 맡는다는 것도 불만이었을 것이다. 또한 민정계 선두주자에서 경기도지부위원장을 맡은 이한동원내총무와 같은 반열에 놓였다는 점도 탐탁치 않은현실일 것이다. 자칫하면 민정계 중진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강등}될 수도있고 나아가 TK맹주의 자리도 내놓아야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한편 정의원은 김의원과는 입장이 다르다. 김의원처럼 이 정권을 창출시키는데 일정한 역할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분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정의원은 92년 대선전 막바지에 무소속에서 민자당에 입당했다. 그리고 선거대책위부위원장을 맡았다. 신정부출범이후에는 당무위원직만 가진채 조용하게지냈다. 더이상 여론의 주목을 끄는 대상이 아니었다.

14대총선 때만 해도 대구시민들은 그에게 {큰}희망을 건 것이 분명했다. 최근 다시 유행하는 {대구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렀다. 유권자들은 그가 {리더}로 부상하는 것도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기대만큼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오히려 정치적인 무력감만 보였다. 또 재산공개파동에서도 그는 큰 흠집을입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이번 대구시지부위원장직을 정치적 재기의 발판으로 삼을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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