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눈을 가리운채 길을 걸어갈때 누군가가 [웅덩이가 있다!]고 말하면벌써 며칠째 맑은 날씨가 계속돼서 길바닥에 물이 고여 있을리 없다는 사실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또는 설사 그렇게 생각했더라도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멈칫, 멈추었을 것이다}이 예화는 유언비어 학자들이 정보.통신.언론이 눈을 가린것처럼 제대로 기능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거나 막혀있을때 대중은 비록 어떤사실(웅덩이가 있다는등의 유언비어나 전언)이 황당무계하다는 사실을 간단히 판단할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쉽게 받아들이고 걸려든다는 경신성을 설명할때 이용하는이야기다.
요즘 우리는 거의 매일 김정일체제가 곧 쓰러진다, 건재하다, 병들었다, 이상없다는 북한정보와 주사파논쟁등 미묘한 사안을 싸고 상반되고 혼란스런 정보와 보도에 그야말로 뭐가 뭔지 모를 지경의 혼돈을 겪고있다.눈을 가리운채, 더구나 웅덩이가 없을것이라는 날씨에 관한 정보조차 없는상황속에 걸어가고 있는듯 답답하기만 하다.
이럴땐 누가 옆에서, 웅덩이가 아니라 돌멩이 한개만 있다고 말해도 움찔움찔 놀라고 멈칫거릴 지경인 것이다.
한마디로 요즘 정부나 언론의 정보수집능력이나 정보전달관리 솜씨를 보면매우 실망스럽다.
좀 심하게 말하면 {코끼리 다리나 만지고 다니는 장님꼴}로 제각기 손에 만져지는대로 떠들어서 국민들을 계속 불안스럽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정부가 확실하게 중심이 서있질 못한채 {...한듯} 아니면 {...로 보인다}는애매한 표현을 계속 쓰니까 국민들은 마치 무슨 유언비어나 듣고있는 듯한{경신성의 논리}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북핵이 5개 완성됐다}던 소동도 국제적으로 예민한 문제를 귀순자의 입을 빌려 경망하게 발표하고 그 귀순자는다시 누구누구한테 들었다는 식으로밖에 마무리 못함으로써 국가정보능력의신뢰만 떨어뜨렸었다.
주사파 논쟁역시 1차적으로 대학총장의 입을 빌려 나왔고 그 총장은 다시 학생의 편지나 누가 그렇게 말하더라는 식으로 미진하고 불안한 모양새로 전달됐다.
김정일의 건강논란도 마찬가지. 일부언론은 중국거주 북한 고위층 친척의 증언을 들었다며 김정일이 지난해에 중풍을 앓았다고 보도했다.부총리는 부총리대로 [김정일의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어디까지나 {...카더라}나 {...보인다}는 수준의 정보보고다.마치 옆집아저씨 이층집하숙생 외삼촌의 담임이 그렇게 보인다고 말하더라는식으로 거의 대부분의 중요한 정보들이 허술하게 공표되고 전달되고 있다.전형적인 {카더라방송}식의 정보유통인것이다.
김일성 사망 한가지만 해도 86년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을 죽었다고 오보를낸지 8년만에 이번엔 정말죽었는데도 언제 어디서 죽었는지를 정확하게 모른채 북한측 발표대로만 알리고 있는 정도다.
우리정부의 정보수집 능력에 분명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대목들이다.1945년 가을 파리의 신문들이 스탈린의 와병을 전하면서 유언비어에 {홀려}있었던 역사적 예가 있다. 프랑스의 모든 신문들이 적성국독재자의 건강을 놓고 그해 가을 내내 왈가불가 보도경쟁을 벌였지만 한가지 공통된 특징, 즉 반공계보수신문은 {러시아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쪽으로 쓰고 친공산계열신문은 뉴스자체를 축소 해석하거나 질병설과 위기설을 부인하는 방향으로쓰는 편가름만 보여줬을뿐, 두쪽다 엉터리 정보와 편파적 논조로 프랑스 국민들만 바보로 만들고 끝냈다.
지금 우리언론상황이 혹 그런상황은 아닌가. 정보의 진실은 보도자나 발표자가 직접 목격자가 안되는 이상 한입 두입 {릴레이}돼 건너가면 갈수록 왜곡되고 과장되고 조작되며 부정확성은 커지는 릴레이 그로스(Relay Growth)현상이있게 된다고 한다.
최근 우리가 접하고 있는 정부발표의 정보, 언론의 보도, 귀순자나 총장이나정치인등 특정 개인의 발표들은 바로 그러한 {릴레이 그로스}현상이 지나치게 많은 정보란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라도 {카더라 방송}식의 발표는 더이상꺼내지 말라. 차라리 침묵하고 토스트 조각만한 정보도 없는듯 진중하게 입다물고 있는것이 {카더라}식정보를 떠벌이는 것보다는 신뢰를 덜 잃는다.이기회에 땅바닥의 탁구공까지 식별한다는 미국의 큰소리에만 의존하지말고정보의 자주화에 유의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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