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논의가 다시 빈번해지고 있다. 과거의 논의가 통일의 당위성이나 가능성에 관한 것이었다면 최근의 것은 그 시기와 방법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게 다르다. 통일이 먼곳에 있으면서아무리 잡으려해도 잡히지 않는 꿈속의 허상이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닥쳐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걱정하기에 이른 눈앞의 실상으로 가까워졌다. 지난 26일밤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이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을 초청하여 가진 통일문제토론회에서도 갑작스레 닥쳐올지도 모를 사태를 어떻게 할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김일성사망과 쿠바사태로돌발사태에 관한 우려가 생겨났고 김영삼대통령도 최근 이의 대비를 말해왔다.그러나 통일은 그렇게 쉽게 오는것은 아닌 듯하고 그런 일시적 혼란은 분단보다 더한 고통을 주며 진정한 통일을 그르칠수도 있을 것이다. 통일은 두체제가 한체제로 합쳐버리면 바로 이룩되는 것이 아니라 두체제가 자연스럽게하나가 되어야하고 그를 위해서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공산화통일을 한 베트남이나 합의로 통일을 하여 다시 내란을 겪은 예멘보다 89년 통일을 한 독일이 우리에게는 가장 가까운 모델이 될 것인데 독일이 많은 교훈을우리에게 주고 있다.**통독의 교훈**
독일통일은 냉전종식의 대사건이었으며 독일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를 만들었으나 통일뒤 불거진 문제등은 독일국민들에게 큰시련을 안겨줬다. 당초 예상은 빗나가기 일쑤였다. 화폐통합이 국민융합을 가져올것으로 보고 단순한정치적고려에서 동.서독 마르크화를 1대1로 교환한것이 실책이었다. 당시 서독의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만을 믿고 1대1교환이 전체경제에는 큰문제가 없을것으로 판단했으며, 동독으로 간 화폐가 서독제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여 오히려 경제가 활성화 될것으로 봤는데 결과는 그게 아니었다. 2년만에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서방제품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동독상품에 사실상 가격을 턱없이 올려준 결과가 되어 동독상품은 세계어느시장에서도 팔리지 않는 상품이 되었으며 그 결과 대량실업이 발생했다는 것이다.독일연방정부가 구동독에 보내는 지원규모는 연간 수천억달러가 되지만 구동독지역 기업들이 지금과 같은 낮은 생산성에서 벗어나는데는 10-15년이란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측도 있다.
통일후 구동독은 정치는 물론 교육이나 사회보장등 모든 제도가 바뀌었다.통일조약이 구동독내 국영기업.주택.토지를 사유화하도록 했으며 원소유자와현소유자간 문제는 재소유절차를 거치도록 했는데 이것이 수많은 소유권분쟁을 일으켰다. 수백만건이 조정신청을 내놓고 있을뿐아니라 외국투자자들이 구동독에 마음놓고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주요원인을 만들었다는 것이다.동.서독인들은 오래 익혀온 자유스런 상호방문과 TV시청등을 통해 서로를 잘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통일후 그것은 잘못된 생각임을 알게됐다. 동독인들은 서독이 동독을 식민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통일에 대한 그들의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동독인들은 동.서독이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다는 것의 참된 의미를 아직 잘 모르고 있으며 동독인의 의식이나 생활수준이 서독수준에 이르려면 두 세대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있다는 것이다.
**{점진적 접근}바람직**
독일의 통일경험이 결코 남의 나라것이 아니다. 우리가 통일을 하면 반드시그런 과정을 거치게될 것이니 실패한 부분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인구면에서 남한은 북한의 2배인데 서독은 동독의 4배, 북한의 1인당 GDP(국내 총생산)가 남한의 16%수준인데 동독의 1인당 GDP는 서독의25%수준이었다. 이는 통일비용부담을 서독이 진것보다 남한이 더 무겁게 져야한다는 것이다. 남과 북의 통일에는 그 비용이 수백조에 이르며 그것의70-85%를 남한이 부담하게될 것이라는 추산이 있다. 말로만 통일이 그냥 오는것도 아니고 손만 잡는다고 그날부터 잘 살게 되는것도 아님을 말한다. 통일을위한 하나의 비전을 남&북이 함께 가지고 꾸준한 준비를 해가야한다. 점진적으로 접근해가면 언젠가 통일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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