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말이 견학... 일정은 관광일색

**"자비로도 가겠다"**주민들은 뚜렷한 목적도 없이 3천만-5천만원의 {유람성} 해외연수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이에대해 의원들은 현지에서 경험하는 것 모두가 행정과 관련이 있다며 자비를 들여서라도 해외연수를 다녀오겠다는 입장이다.

지난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된후 끊임없이 문제로 제기되어온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시찰이 임기만료를 앞두고 각 시군구의회마다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있다.

관계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91년 지방의회 개원이후 올해 8월말까지 총 5천1백70명의 지방의원중 4천5백여명이 해외시찰에 나서 1백20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 북구의회의 경우 의원15명이 4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지난달 19일부터10일간의 일정으로 스위스 프랑스등 유럽5개국을 순방했다.지난 92년에는 의원 10명이 일본을 방문해 의원 모두가 해외시찰을 한 셈이다.

달서구의회도 지난 5월 이미 중국을 다녀온 의원들을 제외한 15명이 3천만원의 예산으로 9월말쯤 유럽을 방문할 계획이다.

서구와 수성구도 뚜렷한 방문목적없이 최근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각 4천여만원의 예산을 책정해둔 상태다.

**자료수집도 불가능**

이같은 의원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의원들은 그 목적이 선진국의회활동과 지방자치제도등을 배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정표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상 관광중심임을 쉽게 알수 있다.

이번 북구의회의 유럽5개국 10일간의 방문의 경우 환경시설 한군데와 로마시.취리히시 의회방문이 일정표에 나타난 시찰성 일정의 전부이다.또 빡빡한 일정때문에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는 자료수집은 불가능한 실정이고 대부분의 해외연수가 10-20명씩 한꺼번에 이루어져 의회기능 마비현상은물론 현지 기관과의 성의있는 대화도 힘든 형편이다.

이에대해 한 의원은 [스위스에서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법으로 차량정차시 시동을 끄도록 규정해둔 것을 보았다]며 [이처럼 보고 듣고 느낀 모든게행정과 관련된 만큼 일정자체에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고 강변하고 있다.또다른 의원은 [로마시에서 1천7백년전에 놓여진 다리를 본 의원들이 어떤느낌을 받았겠는냐]며 [오히려 의회초기와는 달리 의원들이 하나라도 더 배우려는 진지한 자세를 보였다]고 변론했다.

주민들은 쓰레기 교통문제해결등 지역현안 해결이나 정책형성을 위한 자료수집과는 관계없이 나눠먹기식으로 집단외유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연수 보고회등 필요**

뚜렷한 목적없는 집단외유를 막기위해 중요현안발생때 관련상임위 의원들로만 구성된 {프로젝트팀}성 해외연수가 되도록해 낭비적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

또 형식적인 해외여행 심의기준을 강화하고 해외여행후 {보고서}작성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 보고서에는 향후 시.구정 반영계획등을 기재토록 하고 주민들에게 해외출장 보고회도 가져야 한다.

북구청 관계자는 [효과적인 해외출장을 위해서 지역주요현안들을 정하고 자료수집 계획을 세운뒤 체계적으로 해외연수에 나서야 한다]며 [나눠먹기식 해외연수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방문대상국에 대한 충분한 사전정보입수, 현지관계기관과의 사전협조를긴밀히 하는 의원들의 열성도 필요하다.

북구의회 모의원은 [계속되는 외유시비는 지역현안과는 관련없이 관광명소구경에 몰두한 의원들이 자초한 면이 크다]며 [의원들은 해외연수가 여행이아니라 주민을 위한 해외출장이라는 자세로 출장결과가 반드시 행정에 환류되도록 해야한다]고 자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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