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지역경쟁력은 어디서

내년 6월 지방자치제 단체장 선거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지방화 시대가막이 오를 것이다. 새로 전개될 지방화 시대는 한편에서 각 지방이 자율적으로 자기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전례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다른 한편에서 지방화 시대는 지금까지 자생성이 없던 지방을 더욱 낙후되고 주변화된지역으로 만들 위기를 초래할지 모른다.지방화 시대가 지역사회에 자율적 발전의 기회를 가져올지 아니면 주변화 위기를 초래할지는 각 지역이 얼마만큼 자생력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무한경쟁의 파고가 거세게 밀어닥치고 있는 국제화 시대에 자생력은 곧 국제경쟁력으로 되지 않을 수 없다.

**국제화시대 자생력**

국제화-지방화 시대에는 국가 차원의 국제경쟁력을 의미하는 {국가경쟁력}과지역 차원의 국제경쟁력을 의미하는 {지역경쟁력}이 나라와 지역의 흥망성쇠를 좌우하게 된다. 국가경쟁력이 약한 국가와 지역경쟁력이 약한 지역은 쇠퇴하거나 망할 수밖에 없는 냉혹한 경쟁의 시대에 우리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최근 국가경쟁력 강화란 말과 함께 지역경쟁력 강화란 말이 유행처럼나돌고 있지만 지역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에 대한 인식은 잘 안되고 있는것 같다. 그러면 지역경쟁력은 어디서 생기는가? 지역경쟁력이 창출되는 원리는 국가경쟁력 창출원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우선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경쟁력이고 기술수준은 한 사회의 과학 수준과 노동하는 인간의 지적능력 그리고 노사관계의 성격에 달려있다는 점이 인식될필요가 있다. 결국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인간 개개인들의 능력과 직접적 생산과정에서의 인간관계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그렇다고 한다면 문제인식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창조적 노동력을 대량육성하는 교육제도를 갖추고 노동자들의 기술혁신능력과 근로의욕을 높이는노사관계를 정착시키는 일이 국가경쟁력과 지역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적 정책과제로 될 것이다. 이러한 방향으로의 교육개혁과 노사관계의 개혁없이는 국제경쟁력 강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하겠다.

**한국경제의 후진성**

그동안 한국경제는 외국기술의 도입과 단순 모방, 저임금의 단순반복노동에기초한 대량생산체제, 노동을 배제하고 억압하는 노사관계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획득해 왔다. 이제 그러한 낡은 방식을 통해서는 더이상 국제경쟁력이발휘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아직 경쟁력을 높일 새로운 방식이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는 최근의 국제기관 분석결과는 그 필연적 귀결이라 하겠다.

지역대학 교육을 지역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편하고 입시위주의 중고등학교 교육을 인간개발 중심의 교육으로 전환하는 교육개혁을 지역대학들과 교육위원회가 추진해야할 것이다. 지역기업은 연구개발투자를 증대시킴과 동시에 노동자들이 창의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사관계를 인간화하고 민주화해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은 숙련을 향상시킴으로써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경쟁력강화에 기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 분야{전문화}나서야**

지역경쟁력 강화에는 특히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방정부는 지역에있는 노동력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력양성정책을 최우선으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의 전문화 작업에 착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소수 기득권층 위주의 위원회나 들러리 자문기구를 폐지하고 다양한 계층의 주민의 창의를 결집하고 건설적 비판을 수용할 수 있는실질적 시민참여기구를 설치해야 할 것이다.

지역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은 합리적 생활양식을 갖추고 지구촌과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지역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고 하는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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