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양.베를린 전문가회담 전망

북한핵문제와 북한-미국간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양국 전문가회담이 10일부터 평양과 베를린에서 동시에 개막됐다. 미국측은 이번 회담이 고위급회담에서 논의되고 있는 협상현안의 정치적 타결이나 합의를 위한회담이 아니라, 기술적 또는 실무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이라는 점을우리 정부에 알려온 것으로 전해졌다.우리 정부는 이에따라 이번 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으나 외교 전문가들은 평양회담을 위해 미국측 외교단이 사상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하고베를린회담에서는 경수노지원, 대체에너지 제공, 핵연료봉 재처리 문제등 제네바 북.미회담의 핵심의제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앞으로 북핵문제 처리와 북.미관계 진전의 방향과 속도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특히 경수로 지원, 대체에너지 제공, 핵연료봉 처리문제에서 기술적 실무적제약은 양국의 정치적 입장 못지 않게 앞으로의 협상 방향에 영향을 미치게되므로 서로 다른 입장과 복안을 배경으로 팽팽한 신경전이 불가피하며, 서로 상대방의 협상전략을 미루어 짐작하는 일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앞으로 3-4일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번회담의 결과는 오는 23일 제네바에서 재개될 고위급 회담에서 현안문제에 대한 정치적 타결의 토대가 된다.북한 대표단은 8일 베를린 도착성명에서 이번 회담의 의제를 *경수로 지원*대체에너지 제공 *기타 실질적인 문제라고 주장, 핵투명성 확보의 관건이 되는 폐연료봉 처리문제를 의도적으로 의제에서 제외한다는 전략을 드러냈다.핵투명성 문제는 덮어두고 경제적 이익및 외교관계 수립이란 실이만 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평양회담에서는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의 시기와 절차, 필요건물과 부지의 임대차 또는 구입문제, 외교단지 입주 여부, 통신시설 이용문제, 외교대표부의승격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정부는 최근 한승주외무장관을 통해 미북 관계정상화의 속도를 남북대화의 진전에 맞추어 조절해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과장급 외무관리를 베를린에 파견, 미국측으로부터 회담의 추이를 통보받고 있다.경수로 지원과 관련해서는 경수로의 종류, 기술적 난이도, 비용및 공사 기간예측을 위한 각종 정보가 교환될 예정이다. 경수로의 종류는 북한은 한국형경수로를 강력하게 지원하는 미국과 우리정부의 입장에 맞서 독일형을 요구할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북한이 과장급 실무자를 파견키로 된 베를린 회담 수석대표로 거물급인 김정우 대외경제위원회부위원장을 파견한 것도독일형 경수로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북한의 플루토늄형 원자로를 폐쇄하는 대가로 경수로를 건설해주는 동안 북한이 사용할 대체에너지를 제공해주는 방안, 제3국이나 발전선을 통해 외부전력을 직접 제공하는 방안, 북한내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해 주는 방안, 원유나천연가스등의 대체연료를 제공해주는 방안등이 있으나, 북한은 원유로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우리정부는 북한의 핵과거가투명해 진다는 조건으로 우리측의 잉여전력을 대북송전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에대한 기술적 검토가 미국대표단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북한이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이번 전문가 회담을 통해 갖가지기술적, 실무적 난점을 들어 간접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북한은 폐연료봉 처리문제를 기피할 의도를 드러냈지만 미국측이 기술적, 실무적 문제를 제기할 경우 회담성격상 논의자체를 피할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폐연료봉의 재처리를 위한 기술적 문제와 보관상태등을 점검하기위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 제네바 회담에서 폐연료봉의 재처리 동결을 약속했지만 폐연료봉의 제3국 이전에는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은 북한이 재처리 문제를 협상카드화 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제3국 이전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으며, 우리정부도 이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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