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어슬픈 문화재 협상

외규장각도서 반환 교섭을 위해 지난5일 파리에 온 정부대표단장 한병삼문체부 문화재위원회 제3분과위원장은 9일 오후3시(한국시각 오후10시) 이곳 한국특파원단과 주불대사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도서반환교섭 일정을 마치고 열린 이 간담회는 한위원장이 자신의 활동을 최종설명하는 자리였다.그러나 그의 일정은 사실상 8일과 9일 이틀간에 걸친 대불관계인사 면담이전부였고 7일까지는 아무런 스케줄이 없는 관광겸 휴식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8일일정은 오전 투봉문화상면담과 오후 쥐페외상.국립도서관장면담이었고 9일은 불기메박물관 시찰뿐이었다.이날 한위원장의 답변은 예상한 바 대로 아무런 수확이 없는 {프랑스측 영구임대불가 의지}만 확인하는 정도로 결론지어졌다.

한마디로 정부대표단 5명의 활약은 아무런 역할을 할수없는 그저 불측자세를거듭 전해듣는것 이외엔 어떠한 설득이나 영향력행사를 할수없는 한계상황인식에 그치고만 것이다. 당초 주불대사관을 통해 밝힌 프랑스측 입장은 정상합의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국내법상 영구대여가 곤란하며 1963년 인도 사나트박물관과 불 기메박물관 교환방식인 국립박물관끼리 등가 문화재를 교환한후추후 양국정부로부터 인정받는 방법과 1860년대 불해군이 노획한 일본대포와일본의 무사갑옷을 지난 84년 {2년시한}으로 자동연장하거나 독일 코블렌츠대포와 프랑스 군기를 {5년시한}으로 84년부터 자동연장하는 방식을 한국측에도 적용했으면 하는 {시한부 대여}였다. 그러나 불측은 이같은 시한부대여는사실상 영구대여나 거의 마찬가지로 자동연장에 의해 무한한 세월 지속된다는 확고한 뜻을 누차 한국측에 강조했다.

이러한 불측 자세를 주불대사관을 통해 수차례 확인하고서도 우리정부는 대국민여론을 감안, 최소한의 외교적 노력을 보임으로써 양국입장을 재차 확인해 추후 방침설정에 참고하겠다는 태도였다. 많은 경비를 들여 승산없는 외교협상 노력(정부대표단파견)을 시도한 것이상 아무런 의의가 없는 이번 외교행각이었다.

우리정부가 지난번 {쌀개방} UR협상당시 보여줬던 어설프면서도 미숙한 스타일이 이번 문화재협상에서도 답습되는 것을 보면서 {옛것 반복의 우}를 우리는 언제나 벗어나볼까하는 착잡한 마음이 솟구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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