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딸한자녀 가정 제주없어 갈등

딸과 명절. 명절이 다가오면 딸만 있는 집안의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제사다. 한자녀를 가지는 집안이 많고 딸만 둘가진 장남 장손이라 하더라도 더이상 아이 낳기를 주저하고있는 실정이니 즉각적으로 부딪치는 것이 제사다.대부분의 60, 70대 노인들은 과거 행해졌던 방법을 통해 제사를 주재할 호주승계인을 두려고 하는데, 딸만 넷을 둔 집안의 한 할아버지는 사고로 죽은외아들때문에 대가 끊기니 어쩔수없이 양자를 두려고 하나 그것도 쉽지않다며출가 외인인 딸이 제사를 지내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한다.이에반해 30대 주부는 위로 딸만 셋을 둔 형님이 있는데도 시아버님이 자꾸둘째인 저의 아들을 양자로 올리려고 하니 화가난다면서 이런 갈등으로 인해명절 분위기가 좋지않다고 말한다.이런 세대간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요즘은 일괄 절에 제사를 떠맡기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문제는 앞으로 단산하고 남아선호 사상도 희박해지는 추세에서 언제까지 아들만 제사를 주재할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현재 딸만 셋인 집안의 한 40대 가장은 주위에서 양자를 권유해도 절대 양자를 들이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양자보다는 딸이 낫다고 하면서 단지 장남으로서 부모님에게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의외로 많은데 여기에 또한 부응하는것이요즈음 20, 30대 주부들이다.

내 부모 내가 모시려는데 누가 뭐랄수 있겠어요. 언제까지 자식노릇을 아들만이 할수 있겠습니까. 아들과 딸이 똑같이 부모에게 효도할 수 있으려면 관습은 바뀌어야 한다는것이 요즘 딸들의 입장이다.

1990년 개정된 가족법에서는 제사는 반드시 호주승계인이 주재하지 않아도되고 가족중 실제로 제사를 주재할자 또는 주재할 형편이 되지 못하면 가족의협의에 의해 제사의 주재자를 정하도록 법으로 명시돼 있다.문제는 이러한 법을 뒤따라 가지 못하는 유교적관습인데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시어머니라 하더라도, 명절날 며느리가 친정부모제사를 지내느라 오지 않을때 이를 용납하기 힘든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한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공동의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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